SK그룹 "철저한 반성...신뢰 위기, 기본기 강화로 뚫자"

13~14일 이천서 연례 경영전략회의 개최 최태원 회장, 최창원 의장, 계열사 CEO 20명 참석

2025-06-16     황재희 기자
2025 SK 경영전략회의에 참여한 SK 경영진이 최종현 선대회장의 육성을 들으며 SKMS 철학과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사진=SK그룹)

【뉴스퀘스트=황재희 기자】SK그룹의 올해 경영전략회의 화두는 기본기 점검과 내실 경영 강화였다. 경영의 기본과 본질을 회복해 최근 SK텔레콤(SKT)의 해킹 사태로 하락한 신뢰도를 높이고 첨단 반도체 육성을 이어가며 국가 핵심산업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리밸런싱(사업구조개편)은 성장하는 AI(인공지능)사업과 시너지를 모색해 속도를 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1박2일 일정으로 지난 13~14일 개최된 이번 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멤버사 CEO(최고경영자) 등 2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회의에서 SK 경영진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따른 업황 변화와 최근 SKT의 사이버 침해 사고 등 그룹 안팎의 위기 상황을 진단했다. 앞서 최 회장은 SKT의 해킹으로 약 2500만 고객의 유심 정보가 유출되는 사태에 대해 지난달 직접 사과하며 그룹 계열사 전체를 대상으로 보안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SK 관계자는 "경영진들은 이번 회의에서 운영의 기본과 원칙을 소홀히 하는 것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면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본질을 다시 살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룹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성과와 한계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중복사업을 재편하는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선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성과를 재점검하는 한편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경영권 매각 추진 현황도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AI와 반도체 중심의 미래 성장 전략 방안도 이번 회의의 핵심 안건이었다. SK 경영진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대표적 AI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에너지 설루션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같은 방향에서 SK그룹은 최근 계열사 SK머티리얼즈 산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건설사인 SK에코플랜트에 편입시켰다. 아울러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수조원을 들여 초대형(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울산시 미포 국가산업단지 내 SK케미칼 부지에 설립할 예정이다. IT계열사였던 SK C&C는 SK AX로 이달부터 사명을 변경하고 AI 계열사로 정체성을 강화하며 그룹의 AI 전환을 견인하고 있다. 

한편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서 SK경영진은 그룹의 경영정신인 SKMS(선경경영관리체계)를 만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육성도 함께 들었다. 최 선대회장은 1979년 3월 경영의 본질과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SKMS 를 만들어 그룹 임원들과 공유한 바 있다.

SK 임원들은 그룹의 경영철학인 SUPEX(수펙스·Super Excellent Level) 정신을 되새기며 리더들이 먼저 위기 극복과 실행력 강화에 힘을 모으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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