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취임 후 첫 달, 새 정부 ‘한국은행 마이너스 통장’ 약 18조원 사용

6월 한 달 동안 한국은행에서 17조9000억원 일시 차입 부족한 세입 채우기 위한 임시변통 박성훈 의원 “퍼주기식 확장재정 감시할 것”

2025-07-03     김민수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6월 한 달 동안 한국은행에서 17조9000억원을 일시 차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약 18조원에 달하는 돈을 빌려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정부가 올해 6월 한 달 동안 한국은행에서 17조9000억원을 일시 차입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말 누적 대출은 88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전년 동기(91조6000억원)보다 약 3% 줄었다.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직전이었던 5월 대출이 없었던 점이 영향을 끼쳤다.

정부가 올해 4월 말 기준 대출 잔액 55조원을 모두 상환한 상태다. 이에 따라 6월 말 대출 잔액은 새롭게 빌린 17조9000억원이었다.

한국은행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채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예를 들어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개설한 후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다.

정부가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은 돈을 사용할 곳(세출)보다 걷은 세금(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았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6월 초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세수 결손이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경우 한국은행의 일시 대출 상시화가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 여부에 따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송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국회 기재위에서 한국은행의 대규모 일시 대출을 지적하며 “정부가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무조건 빌려줘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당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차입금이 기조적으로 쓰이지 않도록 정부와 논의하고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한국은행의 일시 대출을 강하게 비판하던 민주당이 정권을 잡자마자 18조원을 꺼내 쓴 것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퍼주기식 확장재정으로 나라 곳간을 거덜내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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