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랠리 한 달간, ‘시총 5위’ 자리에 다섯 종목이 여덟번 자리바꿈
KB금융·한화에어로·네이버·현대차·두산에너빌리티 등 AI·원전·방산 등 李 대통령 취임후 장관·비서관 임명, 강조하는 분야따라 순위 바뀌어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한달 ‘허니문랠리(정권 초 증시 상승)’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가 14% 넘게 올라 3100선을 넘긴 가운데,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5~10위권 싸움이 요동치고 있다.
시총 상위 종목들이 인공지능(AI)·원전·방산 등 서로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는데다, 하반기에도 정부 정책 모멘텀(상승동력)이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며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4일부터 7월 2일까지 종가 기준 시총 5위에 ▲KB금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네이버 ▲현대차 ▲두산에너빌리티 5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와 네이버, 기아차는 새로 시총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 4월까지 시총 5위 자리는 현대차가 굳건히 지켜왔지만, 이 기간에만 여덟차례나 순위 변동이 일어났다.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3거래일 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10거래일 동안 이 자리를 차지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들어 시총이 약 215% 상승하며 지난해말 37위였던 시총 순위가 10위권으로 올랐다. AI 기술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세계적으로 원전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30일 이 대통령이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영향도 컸다.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9.73%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두산에너빌리티는 하루 간 시총 5위 자리에 올랐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시총은 27조3199억원에서 39조4585억원으로 12조원가량이 불어났다.
앞서 네이버도 이 대통령의 인선에 영향을 받아 시총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발탁했다.
AI 산업 육성과 스테이블 코인 정책 수혜 기대감까지 더해져 이날 네이버는 7%대 급등해 장중 29만5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시총은 29조3900억원에서 39조9261억원으로 약 10조5000억원 늘었다.
기아는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며 6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덕에 지난 2일 시총 9위에 새로 올랐지만,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미국발 관세 부담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시총 5위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5~10위권 기업들의 시총이 2일 종가 기준 39조~43조원대로 촘촘한 편이기 때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6월 국내 증시는 대선 이후 본격화될 추경 편성, 금리 인하, 주식시장 활성화 등 정책 기대감을 반영하며 급등했다”며 “고객예탁금이 3년 만에 60조원을 상회할 정도로 증시 유동성 여건이 개선되면서 주요 정책주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정부 정책의 모멘텀으로 정책 관련주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정책 모멘텀이 사라지고 수출 둔화세가 확인되면서 주도주 공백이 나타난다면 조선, 방산 등 글로벌 정책주가 다시 강세를 보이는 주도주의 순환매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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