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금융권, AI 활용한 내부통제 강화

디지털 금융 시대 맞아 AI 활용 방안 다각도로 모색 중 의심 거래 포착, 각종 불법 사례 접수 등에 활용 중 금융감독원 “은행별 사고위험 관리 역량 강화하도록 적극 지원”

2025-07-07     김민수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주요 은행들이 불완전 판매 방지, 의심 거래 포착, 각종 불법 사례 접수 등을 임직원이 아닌 생성형 AI에 맡기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금융사고 예방과 관련한 가상의 이미지. [사진=DALL·E]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활용 영역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AI를 횡령·배임 등 각종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내부통제워크숍, 간담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은행권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하면서 AI 활용을 적극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불완전 판매 방지, 의심 거래 포착, 각종 불법 사례 접수 등을 임직원이 아닌 생성형 AI에 맡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KB국민은행은 영업점의 불완전판매 방지를 목표로 AI 금융상담시스템을 도입하고, 의심 거래 보고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AI 기반 신용감리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감리 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량 차주를 자동 선별하고, 고위험 차주를 집중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익명 신고 시스템 ‘헬프라인’을 도입해 내부 공익제보 접수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생성형 AI로 은행 내 업무 내규·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해외 지사에서 글로벌 법령을 번역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사람’보다 객관성·정확성·신속성 등에서 뛰어난 ‘AI’의 능력을 동원해 횡령·배임과 같은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경영진들도 다양한 AI 활용 방안을 임직원들에게 권유하면서 내부통제 강화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신한금융그룹 임원들은 최근 6주간의 일정으로 AI 관련 교육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직접 참여했다.

지난달 중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임원들과 대표적 생성형 AI 도구인 챗GPT 활용법을 익힌 뒤 ‘AI 대전환’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언급했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윤리·내부통제 이슈 보고서를 통해 금융사고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 AI 챗봇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 생활용품 제조사 킴벌리클라크, 캐나다 법무부 등이 AI 챗봇을 도입해 내부 제보를 취합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제보를 활성화하고, 제보 처리의 완결성을 향상할 수 있으며, 향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잠재 리스크까지 식별할 수 있다는게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측 설명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조직 구성원들이 심리적 부담감·미흡한 처리 결과·효용성 불신 등으로 준법 제보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며 “AI 챗봇을 활용하면 이러한 요인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도 올해 상반기 은행권 내부통제 워크숍의 핵심 주제로 AI를 손꼽으면서 외부전문가 특강, 은행별 사례 발표를 진행하면서 은행권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하나·부산·케이 등 3개 은행의 AI 등을 활용한 내부통제 사례가 공유됐다.

하나은행은 수출입 관련 서류의 복잡성 등으로 실무 담당자의 수작업에 의존하던 수출입여신 심사업무에 AI를 도입해 서류 하자, 입금 지연 등 결제 리스크를 개선했다.

부산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보안성과 투명성을 강화한 디지털 시민증·대학 장학금 디지털 바우처 도입·운영했고, 케이뱅크는 생성형 AI 기술을 광고심의, 의심거래보고 거래건 추출, 고객 증빙서류 검증, 신분증 위변조 탐지 등에 활용하고 있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은행권에서도 AI 기술의 효율적 활용과 함께 이에 수반되는 새로운 리스크를 명확히 인지하고, 적정한 내부통제절차와 거버넌스를 갖추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현장의 내부통제 운영·집행과 연계된 명확한 책임구조를 설정하고, 책무구조도에 따른 관리의무·조치 이행 현황을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전환 초창기에는 AI가 고객 서비스 개선 등에 주로 활용됐으나, 이제는 그 영역을 뛰어넘어 내부통제 강화까지 이용되고 있다”며 “은행마다 AI를 통해 각종 금융사고 예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