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만 '반토막' 아냐…'관세' 발목에 차·철강·정유 줄줄이 부진
현대차·기아, 美관세 여파로 영업익 각각 10%대 감소 예상 업황 부진에 철강·배터리·정유도 실적악화 불가피
【뉴스퀘스트=이윤희 기자】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자동차, 철강, 정유 분야 주요 기업들도 같은 분기 다소 부진한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경기 침체, 미국 관세 등 산재한 악재가 실적 악화로 이어졌는데 관세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히는 올해 하반기에 반등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5.9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가 6조1833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어닝쇼크'다.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이 전사 실적을 끌어내렸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실적에 재고자산 가치 하락을 예상하고 미리 손실로 인식해 처리하는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이 반영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인공지능(AI)붐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자동차와 철강, 배터리 등 우리 산업계를 떠받치고 있는 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오던 현대차그룹 역시 이 기간 매출은 늘 었지만, 수익성 악화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46조12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그룹사인 기아 역시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대비 5.2% 늘어난 29조25억원으로 나타났다. 합산 매출액은 75조127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2분기 전 세계에서 각각 106만6799대, 81만481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2분기 대비 각각 0.9%, 2.5%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조6320억원, 3조1449억원이다. 전년 대비 15.1%, 13.7% 하락한 것으로 예상된다. 합산 영업이익 역시 14.5% 줄어든 6조776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4월부터 부과된 미국 품목별 관세 때문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품목별 관세 영향에 따른 손익 악화 요인에도 양호한 볼륨, 재고 소진, 인센티브 하락과 기말환율 하락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환입이 실적을 방어했다"며 "관세 협상 지연에도 조지아주 신공장(HMGMA) 가동률 개선, 원가 절감, 가격 인상 효과가 연말로 이어지며 2025년 손익 가이던스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황 악화에 더해 미국의 50% 품목별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철강업계도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은 매우 어둡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654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도 906억원에 그쳐 작년 동기 대비 7.5%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배터리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922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었지만, 배터리 3사에 속하는 나머지 기업들의 전망은 어둡다. 작년 2분기 280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삼성SDI는 올해 2분기 22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 또한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정유업계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석유 사업 영업이익은 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4%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에도 이와 유사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에쓰오일(S-OIL)의 2분기 영업손실은 2458억원으로 1분기(영업손실 215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해 보인다.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작년 동기(1473억원)보다 60% 이상 증가한 2363억원이다. DL이앤씨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073억원으로 작년 동기(326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며, HDC현대산업개발도 작년동기(538억원)보다 40.3% 증가한 755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E&A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 동기 대비 38.6% 감소한 1천613억원 수준이며 대우건설도 영업이익이 7.95%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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