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품수출 의존도 G20 중 1위…관세 영향 적은 K-컬처 소프트머니 벌어야"

GDP 대비 상품수출 비중 37.6%…G20 평균은 16.5%

2025-07-09     김어진 기자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우리 경제의 상품수출 의존도가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가운데, 수출구조를 상품 중심에서 서비스와 해외투자로 다각화하는 경상수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9일 발표한 ‘G20 상품수출 의존도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GDP대비 상품수출 비중은 37.6%로 G20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33.3%), 중국(17.9%), 일본(17.0%)보다도 높고, G20 평균(16.5%)과 비교해도 2배를 웃돈다.

상품수출 의존도는 빠르게 증가해왔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 후 30년간 한국의 상품수출 의존도는 1995년 21.1%에서 2023년 37.6%로 16.5%P 증가하며 약 1.8배 높아졌다. 이는 멕시코(20.5%P) 다음으로 큰 증가 폭이다.

G20 상품수출의존도(상품수출/GDP) 변화 추이.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근 대한상의는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에서 “이제는 관세정책의 타깃이 되는 상품수지뿐 아니라,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도 공략해야 한다”며 ‘경상수지 체질개선’을 강조했다. 경상수지는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1995년 이후 한국의 서비스수지는 1998~1999년 2년간의 흑자를 제외하면 만성적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1995년 마이너스(–) 13.9억 달러이던 적자규모는 2023년 –268.2억 달러까지 증가하며 19배가량 확대됐다.

또한 보고서는 ‘본원소득수지’를 확대해 안정적 외화 수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 수취 임금, 해외 투자소득과 이자 배당과 같이 생산요소를 제공하고 받는 소득거래를 말한다.

한국의 본원소득수지는 2000년대 이후 해외투자가 본격화되고 순대외자산이 축적됨에 따라 2010년대부터 안정적인 흑자 기조로 전환되었다. 다만 GDP대비 본원소득 비중은 4%로 경제 규모에 비해 취약하며, 일본(9.8%), 독일(9.7%) 등과 비교해서도 미흡한 수준이다.

연구를 수행한 이주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GDP대비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은 줄곧 상품수출에 의존한 성장을 해왔다”며 “영국과 일본의 서비스·본원소득수지 강화 노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금융·유통산업 수출 노력을 통해, 일본은 해외자산 구축·투자 노력을 통해 2024년 기준 양국 모두 상품수지 적자를 봤지만, 각각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에서 큰 흑자를 내며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금융, 문화 산업 육성으로 2023년 기준 G20 중 두 번째로 높은 서비스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30년간 영국의 서비스수지 흑자 규모는 16배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2006년 무역 흑자에 의존하는 ‘수출 대국’에서 투자수익 확보를 목표로 하는 ‘투자 대국’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해외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했다. 2023년 기준 일본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2591억달러(약 356조6661억원)로 G20 중 가장 높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상품수출의 선전이 관세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등 제품수출에 기댄 성장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K-푸드·K-컬처의 산업화, 지식재산권 수출전략화, 전략적 해외투자를 위한 제도개편 등 다각적 노력으로 '소프트머니'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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