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 장기 치료 경상환자 10명 중 9명, ‘한방병원’ 이용…과잉진료 논란
4대 대형손해보험사 통계 결과, 87.2% 한방 환자 한방 환자의 치료일수·치료비 모두 병의원 환자보다 높아 보험업계 “과잉진료 제어하기 위한 심사기준 마련해야”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자동차 사고로 8주 넘게 장기 치료를 받는 경상환자들이 주로 이용한 곳은 한의원·한방병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의원·한방병원에서의 평균 치료 일수·치료비가 병의원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돼 과잉 진료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대 대형손해보험사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상해급수 12~14급) 117만1507명 중 90.1%(105만5904명)가 8주 이내 치료를 끝냈다.
또 8주 초과 치료 환자(11만5603명)의 대부분인 87.2%(10만902명)는 ‘한방’ 환자였다. 8주 초과 치료 환자 10명 중 9명꼴로 한의원·한방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셈이다.
병의원 환자 중 86.9%가 4주 이내, 95.8%가 8주 이내 치료를 끝낸 반면에 한방 환자는 70.7%가 4주 이내 치료를, 87.8%가 8주 이내 치료를 마쳤다.
한방치료를 이용한 경상환자의 평균 치료일수·치료비도 병의원보다 높았다.
한방 경상환자의 평균 치료일수는 10.6일로 병의원(5.4일) 대비 약 2배 수준이었다. 한방 경상환자 1일당 평균 치료비는 10만7000원으로 병의원(7만원)보다 53.3% 높았다.
한방병원에서 단순 염좌 진단을 받은 경상환자에게 MRI와 같은 고비용의 영상검사, 다종·다량의 한방치료를 집중적으로 시행한 점이 진료비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방병원 진료비는 2019년 4308억원에서 2024년 9874억원으로 최근 5년 동안 2배 넘게 불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한의원·한방병원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이 병의원보다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방진료비 중 세트청구(다종시술) 비중 역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
대형손해보험사 4곳의 한방진료비(통원)는 2020년 5271억원에서 2024년 785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6가지 이상 한방시술을 당일 함께 시행한 ‘세트청구’ 진료의 비중은 47.5%에서 68.2%로 20.7%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경상환자의 세트청구 진료비 비중은 69.7%로, 9~11급 환자의 세트청구 진료비 비중(58.0%)보다 오히려 높았다.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한방 다종시술 진료 항목과 시행 빈도가 높은 의료기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과잉진료를 막기 위한 심사기준을 이른 시일 내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정부는 자동차보험 환자의 피해 정도에 맞는 배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올해 2월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는 자동차보험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하는 장기 치료를 희망하는 경우 보험사가 치료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진료기록부 등 추가 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등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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