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협상단, 한국서 영국으로 또 미국으로…대미 관세협상 막판 총력전

'트럼프 수행' 미국 측 동선 따라 다니며 협상…31일 베선트·루비오 등 만나 최종 담판 벌일 듯 트럼프 "관세 합의 못한 국가 상호 관세율 15∼20%로 매겨질 것"

2025-07-29     김동호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미 관세 협상 진전과 산업 분야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정부가 한미간 관세협상 마감시한을 앞두고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9일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영국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미국 측 인사들과 다각적인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러트닉 장관을 만나 2차례 협상을 했다. 24일에는 워싱턴DC에서 만났고, 25일에는 그의 뉴욕 자택까지 찾아가 협상을 이어갔다.

이후 이들은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떠난다는 것을 파악한 뒤 급박하게 같은 곳으로 이동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저녁 식사 후 나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러트익 장관은 "방금 스코틀랜드에서 돌아왔다"고 밝혀 김 장관과 여 본부장도 워싱턴DC로 이동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하루 전인 오는 31일 각각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카운터파트를 만나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의 경제 및 산업, 외교수장이 모두 미국에 모여 이번 관세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는 현재 상황이 우리 측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보다 대미 무역 규모가 큰 일본·EU가 잇따라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자국의 시장을 개방하면서 기존(일본 25%, EU 30%)보다 낮은 15%의 관세율로 협상을 타결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라는 대규모의 투자를 약속하고 에너지·무기 등 미국산 제품을 대량 구매하기로 한 점도 한국 협상단에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이 한국에 4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요구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한국 정부는 '1000억 달러+α(알파)'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우리 정부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고 이름 붙인 수십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추가로 제안안 상태다.

주요 언론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제안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 정부도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아직 미국과 관세 관련 합의에 이르지 않은 대다수 국가에 대한 상호 관세율이 15∼20%로 매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국가는 주요 교역 상대국을 제외한 "약 200개국"이라며 "(15∼20%의 관세는) 그 나라들이 미국에서 물건을 팔 때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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