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도 연준 5연속 금리동결…월러·보먼 '반대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5회 연속 금리 동결 발표 12명 연준 위원 중 2명은 0.25%포인트 인하 주장 파월 의장 “완만하게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적절” 신중론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 상단 기준 2.0%포인트

2025-07-31     김민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공개한 자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기준금리를 또 다시 동결했다.

30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 동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공개한 자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개최된 지금까지 다섯 번의 FOMC에서 5회 연속으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연준은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은 견조하지만,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상황”이라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한 것으로 내다보면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했지만, 그는 여전히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차기 9월 회의와 관련해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으며, 추가적인 정보를 고려하겠다”며 “현재로써는 완만하게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 내부적으로 지난 6월 위원 12명의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던 당시와 다른 분위기가 형성됐다.

연준에 따르면 이번 FOMC에서 위원 12명 중 파월 의장을 포함해 9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미셸 보먼·크리스토퍼 월러 위원은 0.25% 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동결에 반대했으며, 아드리아나 쿠글러 위원은 불참했다.

연준 위원 대다수에게선 “좀 더 관망하면서 지켜보겠다”(wait and see)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됐지만,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낸 위원들(2명)이 등장하면서 연준 내부에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2~3년 주기로 돌아가면서 FOMC 투표권을 보유하는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과 달리 상시 의결권을 행사하는 연준 이사들이 다른 다수 의견에 반대해 소수의견을 개진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연준 이사 2명이 금리 결정에서 소수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소수의 연준 이사들이 금리인하를 주장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주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월러 이사와 보먼 부의장이 소수의견을 낼 것으로 전망하면서 “경제 상황보다는 (차기) 연준 의장 임명을 위한 오디션에 더 가깝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연준 이사로 임명된 인사들이 경제적 지표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부응한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국채 이자 부담 경감과 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연준의 연이은 금리 동결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심지어 7월 회의를 앞두고, 파월 의장의 거취문제까지 거론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다.

이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FOMC 결과가 나오기에 직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예상치를 웃돈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3%)을 거론하며 파월 의장에게 “금리를 지금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는 상단 기준으로 당분간 2.0%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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