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수표' 된 대미펀드…美상무 "수익 90%는 미국이 가진다"

2025-07-31     이윤희 기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윤희 기자】우리가 미국의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돈은 미국이 투자처를 결정하고 투자 이익의 90%를 가져가는 조건으로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백지수표와 유사하다. 

30일 한국과 미국이 3500억달러(약 487조3000억원)를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10%포인트 낮추는 무역 합의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 펀드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을 발표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하는 대로 투자하기 위한 3500억달러를 미국에 제공할 것이며 그 수익의 90%는 미국민에게 간다"고 밝혔다.

수익 배분 비율은 앞서 미국이 일본과의 합의에서 적용한 비율과 같다. 미국은 일본과의 합의 내용을 거론하며 한국에도 이에 준하는수준의 조건을 내놓으라고 압박한 것으로 읽힌다.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5500억달러(약 757조원)의 수익 역시 미국이 90% 가져간다.

러트닉 장관은 이어 "한국은 또 향후 3년 반에 걸쳐 미국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다른 에너지 제품 1000억달러 상당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하면 그때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는 15%로 설정될 것이란 사실도 밝혔다. 상호관세는 협상 타결이 안될 경우 8월 1일부터 25%를 부과할 예정이었으며, 자동차 관세는 지난 4월 3일부터 25%가 부과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현재 미국 정부가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는 "한국은 반도체와 의약품에 있어서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나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 알루미늄, 구리에 대한 관세의 경우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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