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방산주에서 AI주로 갈아타기 움직임 뚜렷...방산관련 ETF도 줄줄이 하락
현대로템·LIG넥스원 등 매도 상위권…관련 ETF상품까지 하락 카카오·LG씨엔에스·삼성전기 등 AI주로 투자 움직임 전환 美 물가지표, 韓 세제 개편안 입법예고 등 각종 이벤트에 지수 상승 제한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올해 5월부터 코스피 상승을 주도해왔던 방산주가 이달 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방산주를 팔아치우고, 인공지능(AI)주를 사들이면서 손 바뀜 현상이 관찰됐다.
코스피 지수가 32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업종별 순환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물가지표, 국내 세제 개편안 입법예고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당분간 관망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초순(1일~11일)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도한 상위 종목에 현대로템(178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870억원), 한화시스템(740억원), LIG넥스원(710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해당 기간 동안 주가는 현대로템(-6.65%), 한화에어로스페이스(-6.28%), 한화시스템(-13.69%), LIG넥스원(-15.03%)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방산주의 약세는 상장지수펀드(ETF) 하락률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달 들어 KODEX K방산TOP10(-12.37%), TIGER K방산&우주(-12.15%), PLUS K방산(-10.64%), SOL K방산(-9.73%) 등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방산 관련 ETF 상품 모두 줄줄이 하락했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 시즌에 상승세가 유력한 종목에 방산을 포함시켰지만, 8월 상황만 보자면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산주의 상승 기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방산주에 등을 돌린 외국인들은 AI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카카오(2420억원), LG씨엔에스(2120억원), SK하이닉스(1730억원), 한국전력(1330억원), 삼성전기(540억원) 등 AI주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특히 정부가 AI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국가대표 AI’ 명단까지 발표하는 등 관련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밝히면서 AI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쉬운 점은 외국인 투자금이 방산주에서 AI주로 갈아타면서 한국 증시에 계속 머물고 있지만, 전반적인 지수 상승을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미국 물가지표, 국내 세제 개편안 입법예고 등 굵직한 이벤트들을 앞두고, 한국 주식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으로 당분간 이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등을 앞두고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우세했고, 당정협의회에서 주식 양도세의 대주주 기준에 대한 결말이 나오지 않으면서 개인은 실망 매물을 출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나 3200선 부근에서 힘겨루기하는 상황”이라며 “거시적인 상승·하락 요인 부재로 관망세가 우세한 가운데 업종별, 종목별 이슈를 반영하며 매물을 소화하는 순환매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6월 40조원이 넘었던 거래 대금이 최근 20조원대 초반까지 감소했다”며 “다만, 증시 예탁금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기회를 엿보며 관망하는 중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동성이 얇아진 만큼 예상치 못한 호재와 악재에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며 “급변하는 시장에 일일이 대응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지금은 단기적 대응보다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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