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부동산·가계대출 불안에 "기준금리 2회 연속 동결"

금융통화위원회, 현 금리 수준(연 2.50%)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 집값·대출 상승세 완화 목표로 해석…한·미 금리 격차도 부담 8월 기준금리 동결로 인해 10월 인하 가능성↑

2025-08-28     김민수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한국은행이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기 위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달 중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과열 양상을 보였던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네 차례 회의 중 두 차례 인하를 결정하면서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건설·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 등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경기 부양에 무게 추를 뒀다.

그러나 하반기(7·8월) 들어 연속 동결한 것은 무엇보다 부동산·가계대출 등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아직 안심하기 이른 상황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 선거 전후로 가파르게 치솟된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6·27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둔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상승률만 둔화됐을 뿐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 발표 후 정책의 효과는 3~6개월 이후 소멸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이후 2개월이 되어가고 있는 만큼 아직 정책의 효과를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도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만약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보다 금리를 내리게 될 경우 이미 역대 최대 2.00%포인트인 양국 간 금리 차이가 2.2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위험이 커진다.

또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으로 소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미국과 관세 협상 결과가 ‘최악’의 상황을 피한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가계대출·집값 추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 ▲추경 집행 효과 ▲미국 관세 협상 전개 상황 등을 지켜본 후 10월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시점 연기와 별개로 연내 인하는 사실상 확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물가 둔화세는 인정하나 확신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미국 연준처럼 한국은행도 금융안정(부동산)에 대한 확신이 조금 더 필요할 뿐 10월은 무난한 인하는 가능해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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