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자사주 소각액, 작년 규모 추월…‘3차 상법개정안’ 논의에 선제 대응

자사주 소각 기업 206곳으로 집계…8월 말 기준 소각액 약 5619억원 자사주 비중 높은 지주사·금융업종에 대한 투자열기 ‘후끈’

2025-09-04     김민수 기자
금융투자업계·대신증권·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 공시 기업 수와 자사주 소각 규모가 지난해 기록을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정치권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개정안’ 논의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기업 수와 자사주 소각 규모가 지난해 기록을 이미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업계·대신증권·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자사주 소각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120곳, 코스닥시장 86곳으로 총 206곳이었다.

8월 기준이지만, 이미 2024년 한 해 전체 규모(177곳)를 뛰어넘었다.

올해 자사주 소각액도 8월 말 기준 약 5619억원으로 지난해 기록(4809억원)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자사주를 소각하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이유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3차 상법개정안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상장기업들이 선제 대응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권은 이번 정기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상법 개정안을 다루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로 더불어민주당의 김현정 의원과 김남근 의원, 조국혁신당의 차규근 의원 등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김현정 의원이 낸 개정안은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취득 즉시 소각하도록 규정했고, 김남근 의원 개정안은 자사주 의무 소각 기한을 1년으로 설정했다. 차규근 의원의 개정안은 소각 기한을 6개월로 명시했다.

이러한 정치권 움직임에 투자자들도 자사주 비중이 높은 지주사·금융 업종 종목을 사들이면서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예고된 지난달 25일 이후 지주사·금융 종목 주가는 우상향 기조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SK 주가는 이달 3일 기준 12.15% 상승했고, LS와 HD현대 주가도 각각 9.41%, 6.23% 올랐다.

증권주도 부국증권(+28.41%) 대신증권(+10.91%), 신영증권(+9.33%), 미래에셋증권(+4.10%) 등 상승세를 보였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핵심 이슈는 자사주 소각”이라며 “상법 개정과 맞물려 기업들의 소각 발표가 전년 수준을 넘어섰고, 입법과 단기적 제도 개선이 병행되면서 자사주 규제 강화와 자본 시장 구조 개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자사주 매입뿐만 아니라 소각을 이행한 이력이 있는 기업이 추가적인 소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자사주 비중 상위 종목 중 지난해 이후 자사주를 매입·소각한 이력이 있으면서 올해 순이익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SK, 미래에셋증권, 금호석유화학, 엔씨소프트, 신세계, 유한양행, POSCO홀딩스 등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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