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직원 “공공기관 지정 반대”…검은색 옷 입고, 손팻말 시위
직원 약 700명, 금융감독원 1층 로비에서 50분 간 집회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묵묵부답’ 지나쳐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정부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조직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직원 수백 명이 관련 내용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9일 금융감독원 직원 약 700명은 출근에 앞서 검은 옷을 입고 로비에 모여 조직개편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8시부터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모인 금융감독원 직원들은 약 50분 만에 해산했다.
이 모습을 본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은 아무 말 없이 직원들을 지나쳐 출근했다. 그는 공공기관 지정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집회에 참여한 금융감독원 직원들은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철회 ▲공공기관 지정 철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외쳤다.
지난 주말 확정된 정부 조직개편안에는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하고, 이곳 산하에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공공기관으로 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와 함께 공공기관 지정까지 발표되며 현재 금융감독원 직원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직원은 자유 발언을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 최일선에서 근무하고,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진 우리 회사의 의견이 이번 조직개편에 단 한 줄이라도 반영됐느냐”고 꼬집었다.
옵티머스 자산운용 검사업무를 했던 한 직원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사기적 부정거래가 검사를 통해 확인되면서 분쟁조정 배상을 100% 받을 수 있었다”며 “영업행위 감독과 소비자 보호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은행, 보험, 증권사 CEO를 만날 때처럼 금융감독원 직원들도 만나서 의견을 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전날 오후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정부 조직개편안과 관련 긴급 간담회를 열었지만, 직원들은 “기관 차원의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노조위원장은 전날 대의원 회의에서 직무가 정지됐고, 수석부위원장이 대행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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