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실종” 아이폰17, 디자인만 남은 애플 혁신...외신들 “실망” 일색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아이폰 에어는 그 어떤 제품과도 비교할 수 없다.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 에어’를 포함한 아이폰17 시리즈를 공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신제품은 인공지능(AI)보다는 디자인·내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외신들의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 내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열린 연례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아이폰17 시리즈와 애플워치11, 애플워치 울트라3, 에어팟 프로3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행사는 지난해보다 20여 분 짧은 75분 만에 마무리됐다. 발표자들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된 AI 기반 검색 기능 ‘비주얼 인텔리전스’ 등 일부 기능을 소개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AI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AI 음성 비서 ‘시리’ 업데이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애플은 당초 올해 초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시리를 개편할 계획이었으나 기술적 문제로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아이폰17 시리즈에도 애플의 자체 AI 브랜드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됐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새로운 기능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아이폰16과 그간 추가된 기능을 그대로 이어받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테크크런치도 “AI 시대에는 기기의 크기보다 실행되는 소프트웨어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며 “이 부분에서 애플은 경쟁사에 뒤처졌다”고 혹평했다. 이어 “가장 주목할 만한 AI 기능은 아이폰이 아닌 에어팟 프로3에 도입된 실시간 번역 기능”이라고 꼬집었다.
AP통신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6은 선전했지만 약속했던 AI 기능을 모두 제공하지 못해 예상보다 판매량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CNN은 “애플이 이번 행사에서 AI 대신 하드웨어 경쟁력을 강조해 분석가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E마케터의 가조 세비야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에어 발표는 애플이 여전히 디자인을 통해 차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애플의 경쟁 우위는 AI 자체가 아니라 제품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상기시킨다”고 평가했다.
피피 포사이트의 파올로 페스카토레 애널리스트는 “새 아이폰 라인업은 모두를 위한 합리적인 가격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뒤처진 AI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체 개발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외부 기술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시리 개편 과정에서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IT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퍼플렉시티AI, 미스트랄AI 인수를 검토했지만 비용 부담으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기존 기본·플러스·프로·프로맥스 4개 라인업 대신, 플러스 모델을 ‘아이폰 에어’로 대체했다. 아이폰 에어의 두께는 5.6mm로, 전작 아이폰16 플러스(7.8mm)보다 2mm 이상 얇고 무게는 165g에 불과하다.
가격은 아이폰17 기본 모델이 799달러(256GB 기준), 아이폰 에어 999달러, 프로 1099달러, 프로맥스 1199달러부터 시작한다. 오는 12일부터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63개국에서 사전 주문을 받으며, 19일부터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애플은 또한 초소형 심박 센서를 탑재한 에어팟 프로3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실시간 번역 기능이 추가됐으며, 심박수·산소포화도·혈관 반응 데이터 분석 기능을 강화한 애플워치11 시리즈도 함께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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