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돈은 줄고, 나가는 돈은 늘고”…자동차보험 이익률 악화에 손해보험사 ‘울상’
폭우 등 기상이변에 더해 경상환자 보험금 지급액 꾸준히 증가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총 수익, 전년 동기 대비 43.9% 감소 평년보다 긴 추석 연휴 기간에 하반기 실적 반등도 불투명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상품의 낮은 마진율로 저조한 사업성과를 내고 있다.
4년 연속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낮아진 반면에 사고 차량 발생, 경상환자 보험금 지급액 등을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도 국민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자동차보험료 현실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매출액(가입 고객들에게 받는 원수보험료)은 10조2115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0조5141억원)보다 3026억원(-2.9%) 줄었다.
특히 자동차보험 총 수익은 3820억원으로 전년 동기(6811억원) 대비 절반 수준인 2991억원(-43.9%)으로 뚝 떨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수보험료는 계속 낮아졌는데 폭우 등 각종 사고로 인한 보험료 지급은 더 늘어났다”며 “일부 병·의원과 한병병원에서 발생하는 ‘나이롱’ 환자 문제도 여전히 보험금 누수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4년 사이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2022년 1.2% ▲2023년 1.9% ▲2024년 2.5% ▲2025년 0.8%씩 각각 인하됐다. 정부는 그동안 상생금융 기조로 보험업계에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요구한 바 있다.
문제는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치료비가 증가(한의계 6.0%↑, 의료계 3.0%↑)하고, 자동차제작사의 부품비 인상(국산 3.1%↑, 외산 4.7%↑) 등으로 발생손해액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개최한 ‘자동차보험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단순히 삐거나, 근육 긴장 등을 당한 경상자(상해등급 12~14급)가 받은 향후치료비가 1조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치료비는 보험사가 치료 종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치료비를 산정해 미리 지급하는 일종의 합의금을 뜻하는 말로 경상자에 과도한 치료비를 지급하는 관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손해보험사들의 보험손익은 대부분 부진한 모습이 보였다”며 “7월 폭우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중 자동차보험 손익은 대형사도 손익분기점(BEP)을 지킬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 자동차보험료 비율 정상화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보험업계는 올해 추석이 평년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자동차사고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사고가 늘게 되면 가입 고객에게 지급되는 보험료가 많아지기 때문에 손해율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도 7월 대규모 집중호우와 가을 행락철 교통량 증가 등 손해율 악화 요인이 상존하는 점을 고려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보험사별 실적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금 누수 방지 등을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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