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 사생활 안궁금해” 15년 만에 변신한 카톡…이용자 불만에 주가도↓

2025-09-24     김어진 기자
피드형으로 변경된 카카오톡의 친구 탭 모습. [사진=카카오톡]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 #평소 업무에 카카오톡을 활용한다는 이모씨(29세)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업데이트한 이후로 친구 목록이 화면에 곧바로 표시되지 않는다”며 “업무를 위해 연락처를 찾을 때 거쳐야 할 과정이 추가돼 싫다”고 말했다.

#대학생 유모씨(24세)는 최근 카카오톡 앱의 자동 업데이트를 껐다. A씨는 “조별과제나 아르바이트 등 공적인 일로 만난 사람들의 프로필 업데이트 소식을 굳이 보고 싶지 않다”며 “일상 공유는 인스타그램에서 친한 친구들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개편을 두고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개편에 대한 불만은 주가까지 끌어내렸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일 대비 0.79% 하락한 6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이 기간 카카오의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친구 목록을 볼 수 있는 ‘친구 탭’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여타 소셜미디어(SNS)와 같은 피드형 사용자환경(UI)를 도입했다.

피드형 UI 도입으로 친구 탭에선 곧바로 카톡 친구의 바뀐 프로필 사진이나 배경음악 등을 타임라인 형태로 게시된다. 기존에는 카톡 친구의 프로필을 눌러야 바뀐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채팅방 폴더 기능, 이미 작성한 메시지를 수정하는 기능 등이 새로 생겼다. 아울러 카톡에서 바로 숏폼(짧은 영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온라인상에는 바뀐 친구 탭에 불만을 표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별도 설정 없이 친구 탭에서 무조건 프로필 변경 내역이 먼저 나오는 것이 불편을 야기한다는 의견들이 주류다. 급기야는 카카오톡 앱의 자동 업데이트를 끄는 방법이 ‘꿀팁’으로 공유 중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 이용자들도 “거래처 사람들 사생활 모르고 싶다”, “불필요한 사진들이 너무 많이 뜬다”, “부모님 적응하느라 힘드실 것 같다”, “송금받기 완료 알림이나 없애줬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카카오의 이번 업데이트는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체류시간은 광고 매출과도 직결되는 지표로, 카카오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2021년 5월 822분에서 지난 1월 686분으로 감소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눈여겨봐야 할 변화는 친구탭 피드화와 숏폼 콘텐츠 추가”라며 “메신저에서 주변사람들과 관계성을 강화해주는 소셜미디어와 콘텐츠를 소비하는 다각화된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사업적으로는 광고를 추가해 수익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피드 형태로 콘텐츠와 광고를 노출하여 체류 시간 증가, 광고 수익 극대화를 추구했다”며 “이번 개편으로 카카오톡은 기존에 부족했던 광고 지면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첫번째 탭(친구 탭)의 활성화는 카카오톡 주요 이용자의 연령대가 SNS플랫폼의 타겟층(10~20대)이 아니기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톡은 국내 시장에서 이미 절대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어 새로운 서비스가 안착할 가능성은 크지만, 지나친 상업화가 이용자 불편이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오는 10월 강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채팅탭에서 바로 AI 서비스 챗GPT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자사의 AI 서비스인 ‘카나나’를 적용해 일정관리, 예약, 구매를 AI가 수행하는 등의 서비스가 도입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는 이용자분들의 다양한 반응을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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