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500조 시대 ①] 불붙은 수익률 경쟁...은행·증권 비보장형 수익률 격차 극심

확정급여형, 확정 기여형, 개인IRP 퇴직연금 상품별 수익률 천차만별 9%대 고수익 상품부터 마이너스 수익률까지…원리금 보장 시 2~5%대 “장기 운용인 만큼 단기 수익률로 우열 가리기 어려워”라는 의견도

2025-10-06     김민수 기자
은행, 증권사 임직원들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가상의 이미지. [사진=DALL·E]

지난해 10월 시작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어느덧 1년을 맞았다. 서비스 개시 8개월 만에 누적 이용건수 8만7000만건(약 5조10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가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현재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업들은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내년 500조원 돌파가 유력한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기업별 상품 수익률, 성과, 마케팅 현황을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현재 퇴직연금은 금융기업마다 천차만별 성과를 내고 있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2~5%대 비슷한 수익률을 보였지만,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은 9%대 이르는 고수익 상품부터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안정적 투자 성향을 가진 고객에게, 비보장형 상품은 공격적 투자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에게 적합하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게재된 올해 2분기 기업별 수익률을 보면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관측된다.

금융감독원은 매분기마다 ▲회사가 운용을 책임지는 방식의 확정급여형(DB) ▲가입자가 직접 계좌에서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 지시를 내리는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3가지 부문의 기업별 퇴직연금 수익률을 공개하고 있다.

◇  은행권 수익률 ‘희비’ 엇갈려…NH농협·하나은행·광주은행 등 두각 나타내

[그래프=김민수 기자·]

먼저 은행권 퇴직연금 운용 성과를 보면 확정급여형(DB)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는 하나은행(3.45%), KB국민은행(3.43%), 우리은행(3.41%)이 3% 중반대 성과를 거두며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BNK경남은행(2.89%)은 2%대에 머물렀다.

확정급여형(DB)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는 NH농협은행(7.44%), iM뱅크(7.24%), KB국민은행(6.80%)이 높은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BNK경남은행(4.08%)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았다.

은행권 확정기여형(DC) 원리금 보장 상품은 대체로 3% 초반대에 머물렀다. 제주은행(3.40%)이 가장 높았으며, KB국민은행(3.20%), iM뱅크(3.20%)가 공동으로 뒤를 이었다. NH농협은행(3.03%), 신한은행(3.05%), 우리은행(3.05%)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확정기여형(DC)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는 NH농협은행(8.08%)이 8%대를 기록하며 선두에 올랐다. 이어 하나은행(7.28%), 신한은행(7.25%)이 뒤를 이었다. BNK부산은행(6.27%), IBK기업은행(6.30%), KB국민은행(6.75%)도 6%대 수익률을 거뒀다.

은행권 개인형 IRP 원리금 보장 상품은 iM뱅크(3.34%), IBK기업은행(3.15%), BNK부산은행(3.12%)이 3%대 성과를 기록했다. 반면에 제주은행(2.47%)은 2%대에 그쳤다.

개인형 IRP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는 광주은행(7.96%)이 전체 은행권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냈으며, iM뱅크(7.89%), BNK부산은행(7.87%)도 7%대 후반을 기록했다. 그러나 제주은행(-2.96%)은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 증권업계,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 9% 넘는 곳도 있어

증권업계 내에서도 퇴직연금 운용 성과는 은행권과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원리금 보장형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였으나, 원리금 비보장형에서는 일부 증권사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확정급여형(DB)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는 현대차증권(4.18%), 하나증권(4.0%), 삼성증권(3.98%)이 4%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신영증권(3.12%), 유안타증권(3.36%)은 다소 낮은 수준을 보였다.

확정급여형(DB)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는 삼성증권(7.49%)과 하나증권(7.45%)이 나란히 7%대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투자증권(6.97%)도 7%에 근접한 성과를 냈다. 반면에 신한투자증권(3.39%)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또 증권업계 확정기여형(DC)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는 KB증권(5.13%)이 가장 높은 성과를 거뒀다. 그 뒤를 이어 한화투자증권(4.55%), 한국투자증권(4.25%)이 4%대 중반을 기록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신영증권(3.22%)은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확정기여형(DC)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성과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현대차증권(8.85%)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NH투자증권(7.38%), 삼성증권(7.11%)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아이엠증권(2.11%)은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증권업계 개인형 IRP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는 KB증권(5.87%), 유안타증권(5.83%), 한화투자증권(5.62%)이 5% 중반대 수익률로 안정적 성과를 냈다. 반면에 아이엠증권(2.44%)과 현대차증권(3.11%)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개인형 IRP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는 우리투자증권(9.08%)이 전체 퇴직연금 상품을 통틀어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안타증권(7.92%), 하나증권(7.84%)도 높은 성과를 냈지만, 아이엠증권(2.01%)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 ‘은행 vs 증권’ 올해 2분기 퇴직연금 수익률 승자는?

종합적인 분석 결과를 보면 퇴직연금 운용 성과에서 은행과 증권업계 간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증권업계의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은 상대적으로 은행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확정기여형(DC) 부문에서 KB증권(5.13%), 개인형 IRP 부문에서 KB증권(5.87%), 유안타증권(5.83%) 등이 5%대 중반 성과를 냈다.

반면에 은행권은 전반적으로 2~3%대에 머물렀다. 확정급여형(DB) 보장 부문에서 하나은행(3.45%), KB국민은행(3.43%), 우리은행(3.41%)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나 증권사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개인형 IRP 보장에서도 iM뱅크(3.34%), IBK기업은행(3.15%) 등이 3%대에 그쳤다.

즉, 원리금 보장 상품은 증권사가 은행보다 평균 1~2%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우위를 보이면서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는 양쪽 모두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증권업계에서는 개인 IRP 원리금 비보장에서 우리투자증권(9.08%)이 전체 최고 성과를 기록했고, 현대차증권(8.85%)도 DC 비보장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다.

은행권에서는 확정기여형(DC) 비보장에서 NH농협은행(8.08%), 개인 IRP 비보장에서 광주은행(7.96%), iM뱅크(7.89%)가 돋보였다.

극단적 성과 차이도 관찰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이엠증권(2.01~2.44%)이 전 구간에서 저조했고, 은행권에서는 제주은행(-2.96%)이 IRP 비보장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장기 자산 운용인 만큼 단기 수익률만으로 우열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안정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고려한 은행, 증권사 선택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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