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건강] ‘하루 7000보’의 기적…알츠하이머 진행속도가 절반으로 줄었다

美하버드대의대 연구팀, 운동량 많을수록 인지저하 감소...7500보가 최대 하루 5000보 가벼운 산책으로도 큰 효과...가벼운 근력운동하면 효과 2배

2025-11-04     최석영 기자
[일러스트=챗GPT]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나이가 들수록 “혹시 나도 치매가 오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거나, 약속을 깜빡할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5000보 정도의 가벼운 걷기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하버드의대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MGB)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지 기능이 정상인 50~90세 고령층 약 300명을 1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7000보 걸으면 인지저하 속도 50% 느려져

연구진은 이들의 하루 걸음 수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β)와 타우(τ) 단백질 축적 정도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하루 3000보 미만으로 걷는 그룹보다 3000~5000보를 걷는 그룹은 타우 단백질 축적이 약 20%, 인지 저하 속도가 약 40% 느렸으며, 5000~7000보를 걷는 그룹에서는 이 효과가 각각 약 30%와 50%까지 증가했다. 다만 75000보 이상부터는 효과가 더 늘어나지 않는 ‘평탄화 구간’이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재스미어 찻왈 교수는 “운동량이 많을수록 인지 저하 속도가 느려졌고, 특히 하루 5000보 수준의 비교적 낮은 활동량에서도 뚜렷한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며 “고령층이 무리하지 않고 실천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걷기가 뇌를 살린다...스트레스 해소 효과도

걷기 운동은 단순한 다리 운동이 아니다. 뇌로 가는 혈류를 늘려 산소와 영양 공급을 돕고, 노폐물 배출을 촉진한다. 이 과정에서 뇌 속 신경세포 연결망이 활성화되고,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위축도 늦춰진다.

특히 걷기는 스트레스 해소와 수면의 질 개선에도 효과가 있어, ‘뇌 피로’를 줄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하루 5000보면 약 40분 내외의 가벼운 산책량이라고 설명한다. “특별한 운동복이 없어도 된다. 마트에 다녀오거나, 동네 공원을 돌거나, 아파트 복도를 오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중요한 건 꾸준히 매일 실천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생활습관과 두뇌 자극, 함께 가야 효과

걷기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다. 알츠하이머의 절반가량은 생활습관 요인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있다. 고혈압, 당뇨, 비만, 흡연, 수면 부족 등이 대표적 위험 요인이다.

따라서 규칙적인 생활, 균형 잡힌 식단, 사회적 활동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생선·견과류·과일·채소 위주의 식단은 뇌세포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두뇌 자극 활동도 중요하다. 독서, 글쓰기, 악기 연주, 손으로 하는 취미, 친구와의 대화나 모임 참여가 뇌의 인지 회로를 깨우는 효과를 낸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활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근력·균형 운동으로 낙상 예방까지

하루 걷기에 더해 주 2회 정도의 가벼운 근력 운동을 하면 효과는 배가된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계단 오르내리기, 고무 밴드 스트레칭만으로도 다리 근육이 강화되고 균형감이 향상된다. 낙상은 노년층이 운동을 중단하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것이 곧 ‘지속 가능한 신체활동’의 핵심이다.

운동 강도는 무리하지 않는 수준이 좋다. 땀이 살짝 날 정도의 ‘보통 강도’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인지 건강에 더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나 치매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 아니라, 지금의 생활습관으로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이다”라며 “하루 5000보 걷기, 규칙적인 수면, 균형 잡힌 식사, 꾸준한 사회 활동이 바로 그 해법이다”라고  말했다. 

Nature Medicine 논문(2025.11.4 발표, Jasmeer P. Chhatwal et al.)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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