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역대급 ‘불장’에도 개미는 울상…장기투자자 54%, 평균 931만원 손실
NH투자증권 장기투자자 54%, 평균 931만원 손실 50대 평균 1257만원, 40대 929만원, 30대 479만원 등 연령대별 차이 보여 투자자 보유 종목 중 가장 큰 손실 가져온 종목은 ‘포스코홀딩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지난달 코스피 지수가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지만, 주식 계좌 통장을 기준으로 지난달 말 기준 수익이 ‘플러스’(+)인 투자자는 50%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연합뉴스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NH투자증권에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고객 240만명의 계좌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수익이 발생한 투자자 비율보다 손실이 발생한 비율이 더 높았다.
해당일 기준으로 NH투자증권에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240만1502명 중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는 131만2296명(54.6%)이었다.
손실 금액은 총 12조2154억원으로 1인당 평균 931만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액별로는 1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 수가 34만9084명(26.6%)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10만원 미만 31만1107명(23.7%) ▲300만원 이상~1000만원 이하 21만2944명(16.2%) ▲1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 20만5765명(15.7%) 등이었다.
1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이 13만9249명(10.6%)이었고, 5000만원 이상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투자자는 5만3405명(4.1%)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50대의 손실 비중이 높았다.
50대는 60.1%(34만7285명)가 손실을 봤고, 40대는 59.7%(32만158명)가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가장 손실 발생 비율이 낮은 연령대는 미성년(33.9%, 3만3231명)이었다. 20대의 경우 손실 비율이 44.3%(10만8737명)로 40·50대와 비교했을 때 낮은 편이었다.
30대의 손실 발생 비율은 절반 정도인 52.1%(25만8258명)이었다.
손실금액 규모를 보면 60대 이상 투자자의 손실액이 평균 136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50대는 평균 1257만원, 40대는 929만원, 30대는 479만원, 20대는 215만원, 미성년 153만원 등 연령대가 낮을수록 손실액이 적었다.
이번 조사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보유한 종목 중 가장 큰 손실을 가져온 종목은 ‘포스코홀딩스’였다.
손실투자자들의 전체 손실 금액 합계에서 해당 종목의 손실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손실금액 비중)을 계산해 나온 값을 적용했을 때 포스코홀딩스의 손실금액 비중은 2.7%를 기록했다.
카카오(손실금액 비중 2.2%), 금양(1.7%), 에코프로비엠(1.7%), 에코프로(1.3%), 셀트리온(1.2%), SK바이오사이언스(1.0%), 신라젠(0.9%), 엔켐(0.9%) 등의 손실금액 비중도 높았다.
특히 해당 종목 중 카카오를 보유한 고객이 15만4021명으로 가장 많았다. 카카오 주가는 2021년 16만원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6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손실 고객 중 7만751명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갖고 있었고,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 주식을 보유한 고객은 각각 5만6605명·5만595명이었다.
이들 종목은 지난 2023년 2차전지주가 주목받으며 급등했을 때 대장주로 지목된 바 있다.
이와 반대로 수익이 발생한 고객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삼성전자(41만78명)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3월 중순까지만 해도 5만원대였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이달에는 11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연초(1월 2일 종가 기준 5만3400원)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주가 급등세에 수익이 발생한 투자자들의 계좌에서 삼성전자의 수익금 비중은 19.5%에 달했다.
SK하이닉스도 수익금액 비중이 9.0%, 잔고 보유 고객 수가 9만2359명으로 집계돼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가 투자자들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10월 30일까지 NH투자증권에서 주식을 매도한 개인 고객 171만8000명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3명은 손실이 발생했다.
전체 고객 171만8328명 가운데 매도로 수익이 발생한 고객과 손실이 발생한 고객 비율은 각각 71.4%(122만7468명)와 28.6%(49만860명)였다.
손실 발생 고객의 총 손실액은 3조111억원으로 1인당 평균 613만원 수준이다.
매도 후 수익이 발생한 고객의 총수익은 5조9304억원으로, 1인당 평균 483만원이었다.
현재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SNS 또는 주변에서 이익을 거둔 사람만 눈에 띄는 상황에 대해 일종의 ‘확증편향’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번 증시가 상승세일 때마다 벌어지는 상황”이라며 “특히 주식 분야에서는 투자에 실패하면 자신이 마치 공부가 부족하거나, 시장 흐름을 못 읽는 사람인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해 돈을 번 사람만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 지수가 4000까지 올라왔지만, 반도체 또는 조방원(조선·방산·원전)을 들고 있지 않은 투자자 대부분은 여전히 손실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개인 투자자라면 지수가 오른다고 뒤따라 사는 것보다는 기업 실적이나 전방산업에 문제가 없는 종목 위주로 지수가 조정을 받는 구간에서 조금씩 분할로 사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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