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초슬림폰’ 접고 ‘폴더블폰’ 편다...동병상련 삼성과 격돌 예상

2025-11-11     김어진 기자
애플 아이폰 에어.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 애플의 초슬림폰 ‘아이폰 에어’가 판매 부진으로 한 세대 만에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초슬림폰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양사의 시선은 폴더블폰으로 향하고 있다.

해외 IT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10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내년 가을로 예정되어 있던 아이폰 에어 후속작 출시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엔지니어와 공급업체에 아이폰 에어 후속작 출시 연기를 알렸으나, 새로운 출시일 일정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년 가을 아이폰18 시리즈와 함께 폴더블 아이폰만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두께 5.6mm의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인 아이폰 에어를 야심 차게 선보였지만, 판매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7 시리즈 판매 초기 10일간 아이폰17 에어의 판매 비중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당초 초슬림폰 ‘갤럭시S25 엣지’의 후속 모델을 내년 ‘갤럭시 S26’ 라인업에 포함할 계획이었지만, 판매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해당 모델 대신 중간급 ‘플러스’ 모델을 다시 부활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투자증권은 지난 8월 기준 갤럭시S25 엣지의 3개월간 판매량이 131만대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일반형(828만대)과 울트라(1218만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슬림폰은 두께를 줄이는 과정에서 카메라 성능이나 배터리 용량 등의 기능을 일정 부분 타협하다 보니 소비자로선 가격 대비 기능 만족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본 스마트폰이나 폴더블도 얇아지는 추세라 초슬림폰 라인업의 입지가 애매해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10월 28일 경북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K-테크 쇼케이스'에서 삼성전자의 두 번 접는 스마트폰 '트라이폴드폰'이 최초 공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분위기 속에 두 기업은 폴더블폰 라인업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폰’을 이르면 연내 출시할 전망이다. 애플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최초의 폴더블 아이폰을 개발하고 있다.

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폴더블 아이폰은 높은 판가가 예상되는 만큼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애플의 브랜드 파워와 낮은 폴더블 침투율, 하드웨어 차별화 등을 근거로 800만~1000만대 수준의 출하를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폴더블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소비자층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량은 1700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4%에 불과했다.

또한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폴더블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누적 출하량은 16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

유비리서치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선도 브랜드의 신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지만, 교체 수요 외 신규 수요 유입은 둔화된 상태”라며 “가격이 가장 큰 제약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프리미엄 바(Bar)형 스마트폰이 130만~170만원대에 머무는 반면, 갤럭시Z폴드는 200만원 이상, 화웨이 트라이폴드는 300만원을 상회한다”면서 “폴더블 아이폰도 250만원 이상의 고가로 예상돼 소비자 접근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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