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정보] 예산 조기소진 논란 실버론, 전면 개선…필수계층 우선하도록 제도 손질

“병원비 급할 때 지사 안 가도 된다”…의료비 항목 모바일로 신청 가능

2025-11-13     최석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만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운영해 온 ‘노후긴급자금 대부사업(실버론)’이 전면 손질된다. 

실버론은 어르신들이  갑작스런 의료비나 전·월세 보증금 마련에 쏠쏠하게 활용돼 왔다. 그러나 예산이 매년 조기 소진되면서 정작 필요한 시기에 대출을 받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모바일 신청 확대...병원 갈 힘도 없는 어르신 부담 줄인다

13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 업무보고를 통해 어르신들이 실제로 가장 많이 쓰는 의료비 항목을 모바일에서 곧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장 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비대면 신청은 전·월세 보증금, 배우자 장제비 등 일부 항목에 한정돼 있다. 그 때문에 병원비가 급한데도 지사까지 직접 가야 하는 불편이 컸다. 모바일 의료비 신청이 가능해지면 고령자·거동 불편자 중심으로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 연체 안내 방식도 기존의 전화·우편 중심에서 알림톡·문자 기반 자동 안내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디지털 소외 세대를 고려해 ‘더 자주, 더 쉽게’ 알림을 받도록 해 불필요한 연체 발생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편의성 확대와 동시에 형평성 확보 조치도 함께 이뤄진다. 예산이 한정된 만큼, 동일 주택의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반복적으로 신청하는 경우 제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실버론으로 보증금을 마련한 뒤 계약 갱신 때마다 다시 대출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 이런 사용 방식 때문에 정작 ‘처음 긴급 상황에 놓인 고령자’가 기회를 놓치는 문제가 발생해 왔다. 

공단은 “이를 조정해 신규 신청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돌려주겠다”는 방침이다.

예산 380억, 7월 초에 이미 소진...왜 이렇게 몰렸나

실버론의 인기는 단순한 ‘저금리 혜택’ 때문만은 아니다. 

올해 3분기 기준 금리 2.51%, 시중 대비 훨씬 낮은 데다, 지난해 7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까지 대상이 확대되며 신청이 폭증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편성된 380억 원이 7월 초 모두 소진됐고, 신규 접수가 중단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생활비·의료비가 부족한 시니어층으로서는 사실상 ‘생계형 대출’이 막혀 버린 셈이다.

정부는 지난 8월 긴급 회의를 통해 250억 원 추가 예산 투입을 결정해 대출은 재개됐다. 그러나 ‘불 끄기식 예산 보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번 개선안을 계기로 실버론이 노후생활의 실질적 금융 안전망으로 자리 잡도록 제도 전반을 손질할 계획이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대출 자원을 가장 필요한 계층에 우선 배분함으로써 ‘예산 조기 소진 → 대출 중단’의 악순환을 끊겠다”라며 “모바일 접근성을 넓혀 이용 편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