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시트에도 대만해협 언급하더니…속내 드러낸 美 "한국 핵잠, 중국 억제에 활용"

2025-11-17     이윤희 기자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도산안창호함(3000t급)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윤희 기자】 미국 해군 최고 지휘관이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승인한 주된 이유가 중국 견제 목적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향후 이 잠수함이 미국의 대중 압박에 활용될 가능성 등 대중 외교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추진을 공식화한 것에 대해 "그 잠수함이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되리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동맹과 함께 핵심 경쟁적 위협으로 규정하는 중국 관련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우리 정부는 핵잠 도입 이유를 북한의 핵잠 개발에 대한 대응으로 내세웠으나, 미국은 중국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커들 총장은 “핵잠수함은 장기간 수중에서 은밀하게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전략적 가치를 만든다”며 “이런 능력을 갖추는 일은 한국에도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영화 ‘스파이더맨’의 대사를 인용하며 “한국이 언젠가는 핵잠을 전 세계적으로 운용할 책임을 지게 되고, 지역 중심의 해군이 아니라 글로벌 해군으로 도약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Joint Fact Sheet)에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 확인 등 동맹 중시 문안이 다수 포함됐다. 팩트시트에는 “양 정상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정상은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독려했으며,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한국 내에서 미군 전투함을 건조하기로 한 건 한·중 관계의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직접 팩트시트 발표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은 “(양국은) 미국 상선뿐만 아니라 미 해군 함정 건조조차도 대한민국 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관련 내용을 설명 자료에 문안화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 해협 유사시 미·중 간 군함이 충돌한다면, 한국이 미국 전투함의 건조와 유지·보수·정비를 맡는 후방 지원기지로 기능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한편 커들 총장은 15일에는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해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의 안내를 받아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9월 진수한 이지스 구축함 2번 함인 ‘다산정약용함’ 내부를 둘러본 커들 총장은 “뷰티풀”을 외쳤다. 

이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도 찾아 조립공장과 특수선 안벽 등을 둘러봤다. 그는 한화오션이 유지·보수·운영(MRO) 작업을 진행 중인 미 해군 보급함 ‘찰스드류함’ 앞에서 “양국의 조선 협력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15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한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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