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광풍에 냉랭해진 월가…엔비디아 3Q 실적으로 ‘진짜 가격’ 말한다

한국시간 20일 새벽 발표...‘AI 버블’ 분수령

2025-11-18     김어진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 엔비디아가 20일 새벽(한국시간) 발표 예정인 3분기(8~10월) 실적에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월가에서는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번 실적이 최근 확대된 인공지능(AI) 거품론을 잠재울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18일 미국 경제매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49억달러로 전년 대비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1.25달러다. 엔비디아가 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황 CEO는 이번 분기 실적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왔다. 그는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콘퍼런스에서 “올해와 내년을 합산해 5000억달러(약 732조원) 규모의 AI 칩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카소 애널리스트는 “이는 엔비디아의 기존 전망치를 끌어올릴 만한 내용”이라며 “내년 데이터센터 매출이 기존 예상보다 최대 600억달러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업을 포함한 엔비디아의 최대 성장 동력이다.

그러나 최근 월가는 엔비디아를 둘러싼 분위기가 한층 신중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이러한 자본지출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4대 빅테크가 3분기에 집행한 자본지출(CAPEX)은 총 1120억달러(약 164조원)에 달했다.

주요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이 이끄는 틸 메크로는 지난 분기 보유하던 엔비디아 지분 9400만달러(약 1375억원)어치를 전량 매도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영화 ‘빅쇼트’ 실존 인물인 마이클 버리 역시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가가 하락하면 이익을 보는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도 지난달 엔비디아 지분 3210만주를 58억3000만달러(약 8조5000억원)에 매각했다. 다만 소프트뱅크의 매각 배경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도 존재한다. CNBC는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엔비디아 지분 매각은 오픈AI에 대한 225억달러 규모 투자 자금 확보 목적이며, AI 관련주의 밸류에이션 우려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3분기 실적 발표가 AI 거품론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본다. 로스 메이필드 미국 투자회사 베어드 전략가는 “엔비디아 제품 수요가 둔화하지 않고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막대한 규모로 칩을 구매한 기업들의 실질적 투자수익률(ROI)이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분기 실적뿐 아니라 블랙웰 등 신규 AI 칩에 대한 전방 수요 판단, AI의 응용·수익화 경로, 향후 실적 가이던스가 최근의 AI 버블 논란과 시장 조정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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