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거품’ 논란 걷어낸 엔비디아, 또 '사상 최고' 실적..코스피 4000선 회복, “다시 주식 반등의 시간”
데이터센터 매출이 90% 차지…젠슨 황 "AI 선순환 구조 진입" 선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상승 마감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 세계 시총 1위 기업 엔비디아가 또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AI거품 논란을 잠재웠다.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증가해 사상 최대인 570억1000만 달러(약 8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전망치 549억2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어나 사상 최대인 5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규모다.
게임 부문은 43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났지만, 지난 분기와 견줘서는 1% 감소했다.
전문가용 시각화 부문과 자동차·로봇공학 부문 매출은 각각 7억6000만 달러와 5억9000만 달러였다.
주당 순이익(EPS)은 1.3달러로, 역시 시장전망치 1.25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이런 성장세가 4분기(11월∼내년 1월)에도 이어져 매출액이 6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가 계속해서 사상 최고 성과를 낸 데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인 '블랙웰'의 높은 수요가 계속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라며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황 CEO는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 중이며 더 많은 새 모델 개발사, 더 많은 AI 스타트업이 다양한 산업과 국가에서 등장하고 있다"며 "AI는 모든 곳에 침투해 일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전일 종가대비 2.85% 오른 186.52달러에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이후 애프터마켓에서 5% 이상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이 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20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75.37포인트(+1.92%) 오른 4004.84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 17일 이후 3거래일만에 4000선을 회복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4.25% 상승하면서 '10만전자'를 재차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오후 들어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으나 1.60% 오른 57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긍정적인 실적 발표에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상승했다”며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AI 버블 논란, 단기 자금 시장 내 유동성 경색 우려, 10월 한 달간 약 20% 급등에 따른 여파로 코스피는 11월 들어 -4.3%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내 상장사의 이익 사이클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단기 조정 여파에도 국내 증시의 상승 경로 모멘텀(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고, 반도체 등 주도주의 흐름도 여전하기 때문에 AI 거품론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2023년 이후 매 분기마다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고 있다”며 “이번 분기 역시 추세를 웃도는 전망치를 제시했기 때문에 AI 버블을 우려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반도체 업종의 영업익 컨센서스가 꺾이지 않고 있다”며 “11월 들어 2026년 코스피 영업익 컨센서스가 402조원에서 410조원으로 8조원 상향됐는데 그 중 5조원을 반도체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의 이익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고 유동성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반도체 대형주에서 중소형 소부장으로 비중을 늘리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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