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함양 휴천면 문상마을은 오래된 느티나무가 지킨다.큰길에서 조금 더 오르니 아래로 탁 트여 눈앞을 가린 것 없고 산 중턱에 터를 잡아 살만한 곳이다.집집마다 아기자기한 마당이 좋다. 두부를 만드는 노부부에게 길을 물었더니,“조금 더 올라가. 건강에는 등산이 최고야.”“나도 산을 좋아했는데 관절염 수술을 했어.”허리를 겨우 펴며 조심해 다니라고 일러준다.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되살아난 숲11시경 등산로 입구다. 열병식 하듯 소나무는 줄을 섰고 2월 중순인데도 감태나무는 잎을 떨어뜨리지 못하고 봄을 기다린다.소나무 껍데기에 붙은 이끼가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솔잎 쌓인 나무 밑으로 겨우내 푸른 잎을 달고 추위와 싸운 알록제비꽃이 대견스럽다.20분가량 오르니 시멘트 포장 임도 길이 가로 지르고 색깔 좋은 소나무 아래엔 씨를 뿌린 듯 어린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란다.마치 묘포장(苗圃場)을 방불케 하는데 그야말로 천연 갱신지(天然更新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