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유튜버 "트럭, 게임 이용자의 의견표출 수단으로 자리잡아"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사의 군축경쟁 비판
"다만, 규제 일변도 안돼...게임 시장에 애정 갖어야"

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게임 전문 유튜버이자 전직 게임 개발·기획자 김성회 씨가 최근 게임 이용자의 소비자 권익 보장 시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게임 이용자들은 자신이 일회성 소비자가 아니라 게임사에 지속적으로 대금을 지불하면서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게임 전문 유튜버이자 전직 게임 개발·기획자 김성회 씨가 한 말이다.

김성회 씨는 처음에는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갔지만, 한정된 시간 속에서 국내 게임 이용자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 열변을 토했다.

숨가쁜 답변을 통해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게임 이용자가 달라진 것처럼 국내 게임사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성회 씨는 최근 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를 묻는 이상헌 더불어민주장 의원의 질문에 "국내 게임 산업은 규모 측면에서 20조원을 웃돌고 있으며, 조단위 기업이 즐비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며 "게임산업이 전문화하면서 이를 즐기는 이용자의 애착은 깊어지고 있는데, 기업이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게임 이용자들은 '어느 업계에서 고객을 이렇게 대하는가?'라는 말에 많이 공감하고 있다"며 "이러한 공감이 트럭과 마차를 통해 표현된 것이 작금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국내 게임 산업이 급성장했지만 소비자를 대하는 기업의 마인드는 성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성회 씨는 게임 이용자들의 인식이 바뀐 점도 시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과거 게임사들이 게임이라는 상품을 한 번 판매하는 판매업자였다면, 최근에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에게 꾸준히 상품을 제공하는 서비스사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게임 이용자도 스스로에 대해 게임사가 제공하는 상품을 계속해서 구매하는 고객이라고 의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성회 씨는 "게임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게임 개발자 혹은 제작자보다 전문적인 경우가 있다"며 "게임사에서도 입장을 바꾸고, 소비자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이용자들의 시위 문구가 적힌 트럭을 마주했던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간담회 등을 통해 적극 개선에 나섰고, 최근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1호 트럭시위의 대상이었던 넷마블의 '페이트 그랜드 오더' 개발팀은 최근 이용자로부터 '커피트럭'을 선물받으며 발전해 나가고 있다.

김성회 씨는 "이러한 트럭시위는 게임에 대한 개선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며 "게임에 대한 조롱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트럭은 이용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합리적인 수단으로 계속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확률형 아이템에 관련해서도 게임사의 변화를 촉구했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일정 금액을 지불한 뒤 확률에 따라 게임 아이템이 무작위로 지급되는 상품을 말한다.

영어로는 랜덤박스(random box), 일본어로는 가챠(ガチャ)라고도 한다.

이용자는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지불한 금액 이상의 가치를 갖는 아이템을 저렴한 가격에 획득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확률은 통상 1%를 채 넘지 않는다.

즉, 확률형 아이템은 이용자가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대금을 지출해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김성회 씨는 "확률형 아이템의 문제는 일부 게임사들이 사회적 통념을 넘어 이용자를 쥐어짜는 형태의 군축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라며 "과도한 지출을 유도하는 게임사의 사업모델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해외 게임 시장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독 문제시 되는 이유는 비중에 있다"며 "게임은 작품성과 상품성이 균형을 이뤄야하는데 국내에서는 상품성에 치중된 기형적인 형태"라고 꼬집었다.

다만 그는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국내 게임산업을 지나치게 규제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김성회 씨는 "일부 게임사들이 이용자을 짜내는 확률형 아이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다수의 이용자에게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박리다매 구조로 전환하고 있고, 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게임 시장이 지금은 엇나가고 있지만 규제가 아닌 애정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정상적인 자리로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은 문체부가 친게임 부처임을 강조하며 국내 게임사들이 건전한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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