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트루스토리] 이민호 기자 =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으로 정국이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법륜 스님이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대국민사과를 거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일본 아베 총리에 빗대며 직격탄을 날렸다.

 
법륜 스님은 지난 25일 오후 전남대 컨벤션홀에서 평화재단과 오마이북 등이 주최한 ‘새로운 백년 광주 북콘서트’ 자리에서 아베 일본 총리의 태도를 지적하며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법륜 스님은 이 자리에서 “헌법·법률에 국가, 국방부 직할부대 및 기관이 선거에 개입하도록 돼 있나? 안 돼 있다”고 전제한 뒤 “법을 어겼으면 그게 누구든 규명이 돼야 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서 관련자·책임자는 사과해야 한다. 다음에 다시는 이런 행위가 없도록 재발방지 약속이 이뤄져야 한다”며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책임자의 사과, 재발방지 약속 등을 요구했다.

법륜 스님은 특히 “그런데 이런 말은 안 된다. ‘내가 시킨 적도 없고 관여한 적이 없으니’ 사과하지 않는다고 한다면…”이라고 운을 뗀 뒤 “아베 총리는 어떤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법륜 스님은 그러면서 “아베 총리도 나는 한국 침략에 대해 지시한 적이 없으니 사과하지 않는다. 일본정부를 계승한 정부 책임자로서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국가기관이 관여했기 때문”이라며 “어느 선에서 사과를 해야 할지는 아직은 결정할 수 없다. 단정적으로 누가 사과해야 한다고 아직까지는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 국가기관 대선개입에 대해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법륜 스님은 또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법륜 스님은 “지금 우리는 나를 지지 안한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에서 배제하고, 지지를 안했기 때문에 꼬투리만 생기면 무조건 반대했기 때문에 통합이 안 된다”며 “이러면 민주주의가 장점보다는 국론분열의 단점이 많아지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날 대담을 지켜본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충실하자면, 우리는 앞으로 아베 총리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시시비비를 걸어선 안되고, 일본의 과거에 대해 딴지를 걸어선 안되게 되는 꼴”이라며 “박 대통령이 자기모순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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