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내세우더니, 언론사 클릭 전년대비 50%이상씩 줄어

 
[트루스토리] 안정현 기자 = 네이버가 시장 질서를 붕괴시키는데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고 검색 시장은 물론이고, 언론 기사의 유통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실제 지난 4월 뉴스스탠드 도입 이후 상당수의 언론사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유입되는 클릭수는 평균 50% 가량 떨어져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네이버가 ‘기사 클릭’에 따른 ‘이득’을 기존의 언론사에서 자신들 쪽으로 회전시켜놨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올초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뉴스 검색’의 방향을 선회했다. 뉴스 검색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서 출발했다.

시작은 거창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어뷰징 기사가 난립했고, 네이버는 오히려 이를 눈감았다. 어뷰징(기사 유입을 위한 반복기사) 기사에는 기존의 중소 언론사보다 조중동 등 메이저급 언론사들이 동참했다. 떨어진 클릭수를 만회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자구책’이었다.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시절보다 뉴스스탠드를 통해 뉴스를 ‘보기 힘들게’ 만들어 네이버 홈페이지 중앙에 위치한 ‘네이버뉴스’로 누리꾼들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이용자 스스로 편집해야 하는 뉴스스탠드에 짜증을 느낀 네이버 이용자들이 ‘주요 뉴스’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네이버 뉴스’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즉, 뉴스스탠드를 통해 뉴스를 검색할 경우 언론사 클릭으로 잡히지만 네이버뉴스를 통해 뉴스를 보면 이는 모두 네이버 클릭으로 잡히게 된다. 언론사는 클릭감소로 ‘타격’을 입게 되지만 클릭율이 높아지는 네이버는 웃게 되는 셈이다. 언론사와의 상생을 외치던 네이버가 오히려 언론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대형 언론사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온라인 수익으로 생존하는 인터넷 매체들은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 형국이다.

논란이 반복되고 언론사들의 불만이 커지자 네이버는 부랴부랴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구체적인 개편 소식은 없다. 기존에 검색제휴에서 탈락한 언론사 몇 군데를 ‘슬쩍’ 몇 개 더 끌어안은 게 전부다. 네이버는 기존의 6~8주 걸리던 검색 제휴 평가를 최근 2주로 줄였다.

네이버에서 검색 기사에 따른 어뷰징은 ‘충격적’이다. 본지 조사 결과, 동아일보의 경우 한 개의 검색어에 최대 25개 이상의 어뷰징 기사를 반복해 네이버에 송출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과거 네이버가 인터넷 매체 ‘민중의 소리’와 같은 일부 언론에 대해 어뷰징으로 제휴 종료라는 ‘철퇴’를 가한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강자 앞에서 약하고 약자 앞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공정성을 유지하고 있고, 해당 언론사에 주의를 줄 것”이라고 말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검색어를 없애는 방향”에 대해 묻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검색어에 따른 수익 창출을 외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불공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네이버가 과징금 제재를 피할 수 있는 길까지 열려 비난 여론은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 측이 지난 20~21일 혐의 사실에 대한 시정방안을 마련해 공정위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며 “27일 전원회의에서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의의결이란 불공정행위를 한 사업자가 원상회복과 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방안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불공정행위의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그러나 동의의결제는 ‘과징금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에 직면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재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갑자기 불거진 네이버의 동의의결 카드를 일종의 꼼수로 보인다”면서 “검찰의 기소장 격인 심사보고서가 모두 나온 상황에서 네이버가 보여주는 행동은 수백억 원대 과징금을 피하고 심사를 물타기하기 위한 의도가 짙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광고와 정보를 제대로 구분하지 않아 이용자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또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악용해 경쟁사를 배제하고,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정황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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