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망자 156명으로 늘어...20대 104명으로 가장 많아
유가족, 부상자, 시민 심리 상담 치료 지원...경찰, 사고원인 조사 중

1일 용산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관련 유실물 센터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유실물들을 전산에 등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용산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관련 유실물 센터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유실물들을 전산에 등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지난달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56명으로 늘었다. 중상자는 29명, 경상자는 122명이다. 부상자는 총 151명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일 오전 11시 기준 이태원 사고 사망자는 남성 55명, 여성 101명으로 집계됐다. 20대가 104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31명, 10대 12명, 40대 8명, 50대 1명 등이다. 외국인 사망자는 14개국 26명이다.

한덕수 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회의에서 "불의의 사고로 슬픔에 빠진 유가족뿐 아니라, 현장에 계셨거나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한 많은 시민들께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으셨다"며 "현재 경찰청에서 명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와 분석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유가족과 부상자, 일반 시민도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를 겪으면서 일반 국민들 중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인파가 몰리는 곳에 가길 두려워하거나, 아예 바깥 활동 자체를 꺼리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심폐소생술(CPR)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사고 현장에서 구급대원들과 함께 시민들이 바닥에 누워 있던 부상자에게 CPR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 방송 등을 통해 보도되면서 CPR의 중요성은 물론 평소에 방법을 몰랐던 사람들도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CPR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CPR 조치 방법을 배울 기회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참사를 보고 들으면서 CPR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중요한 처치라는 것을 깨닫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이해 인파가 몰리면서 사고가 발생, 시민들이 119 구조대원들과 함께 환자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이해 인파가 몰리면서 사고가 발생, 시민들이 119 구조대원들과 함께 환자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 현장에서는 심정지 상태에 빠진 환자 수십 명이 도로 위에서 CPR 조치를 받았다. 구급대원뿐 아니라 시민들도 한 명이라도 더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후 시간이 지나면서 SNS에는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과 CPR은 알아두는 게 좋다'며 CPR 시행 순서와 방법을 알려주는 게시물이 속속 공유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저는 이번에 신청했습니다. 잘 배우고 오겠습니다"라며 CPR 교육 신청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실제 CPR 등 응급처치 강습을 진행하는 기관에 시민 문의가 늘었다는 소식이다. 대한적십자사에도 이태원 압사 사고 이후 본사와 수도권 지사에 교육 문의가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또 대한심폐소생협회 홈페이지에는 이태원 참사 이후 접속량이 평소보다 4배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심장마비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CPR을 시행하면 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장마비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는 대한심폐소생협회 관계자의 말이 CPR의 중요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고이기를 바라지만, 우리 주위에서 언제 이같은 사고가 발생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가 행하는 구급 처치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CPR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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