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지암남덕우경제연구원, 대신경제연구소 ‘ESG 현황과 과제' 세미나
ESG평가에 대한 문제점, ESG등급-기업성과 간 관계에 대한 방향성 제안
“평가기준과 선행연구 부족”...“ESG 접근 시 수익성 등의 관점에서 전략과 대책 필요"

서강대 지암남덕우경제연구원과 대신경제연구소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 게페르트 남덕우경제관에서 ‘ESG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장예빈 기자]
서강대 지암남덕우경제연구원과 대신경제연구소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 게페르트 남덕우경제관에서 ‘ESG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장예빈 기자]

【뉴스퀘스트=장예빈 인턴기자 】 기업의 경제성장과 사회적 책임 사이의 기로에서 ESG(환경 Environmental·사회 Social·지배구조 Governance)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기업의 ESG 현황과 이후의 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에 나섰다.

서강대 지암남덕우경제연구원과 대신경제연구소는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게페르트 남덕우경제관에서 ‘ESG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이어가고 있는 ESG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의 현 상황과 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나누고 이를 통해 향후 남아있는 과제가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개회사에서 김도영 지암남덕우경제연구원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많은 이야기가 오갔으나 현실성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 애플, 파타고니아 등 ESG 관련 좋은 소식이 이어지는 만큼 과연 우리나라 기업의 현황은 어디인지, 그리고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이번 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정수 서강대학교 경제대학 학장 역시 환영사를 통해 “ESG는 최근 우리 경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추가적 부담이 될 수 있으나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도전으로도 작용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논의의 과정을 통해 수용성 있는 제도·정책 마련의 기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발표자인 조윤남 대신경제연구소, 한국ESG연구소 대표는 ‘ESG 평가기관 현황 및 평가방법의 문제점’을 주제로 현재 기업 대상의 ESG평가 방법과 그 문제점에 대해 짚어내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조윤남 대표는 “현재 ESG 평가에 대한 평가사 방법론은 비공개로 되어있는데 이것의 유용성을 입증해보라고 한다면 그렇지 못하는 것이 실상이다”며 “통계적 유의성을 보여줘야한다는 점 때문에 ESG에 등급 지표를 계속 넣다 보니 원리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ESG 모델의 유용성 증명에서 비재무적 요인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데 이는 평가사마다 다른 철학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상이한 결과가 도출된다”며 ”과연 지금의 속도나 방법대로 갈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ESG 평가를 위해 투입되는 인력과 자원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부담이 커 중소기업의 경우 형식을 갖추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짚어내며 “ESG에 대해서는 어떤 시대의 목표나 패러다임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개별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는 김홍균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ESG와 기업성과’를 주제로 ESG 점수와 기업 성과 간의 관계에 대한 통계자료를 분석하고 이를 통한 향후 ESG의 접근 방향성에 대해 제안했다.

김홍균 교수는 “평가기관마다 ESG와 그에 기초한 투자가 자본시장이나 재무성과의 관점에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에 대해 혼재된 결과를 낳았다”며 “ESG 등급의 실제 영향을 정량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 나타난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그가 첨부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산업계의 연구결과에서는 주로 ESG가 좋은 기업성과를 발생시킨 것으로 분석된 반면 학계 연구에서는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연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균 교수는 이에 대해 “향후 ESG등급이 기업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측정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궁극적으로 평가기관의 ESG 점수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평가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방문옥 머로우소달리 한국지사 상무는 ‘기관 투자자와 ESG’라는 주제로 기관에서 실시한 2021년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ESG를 기관투자자들이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향후 투자자와의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방문옥 상무는 “ESG와 기관투자자에 대해 얘기할 때는 투자의사결정 단계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투자자들은 주식을 보유한 이후의 시점에서도 ESG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월 사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ESG 리크스 및 기회의 중요도가 더 커졌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100%가 ‘그렇다’고 답했다.

방문옥 상무는 “이러한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전 세계 시가총액의 41%를 기관투자자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 분할 등의 문제에 있어 이러한 투자자들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기관투자자들은 회사와의 각을 세운 적대적인 활동은 선호하지 않고 이사회와의 대화를 원한다는 점”이라며 “투자자와의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기업의 대응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 후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장예빈 인턴기자]
주제 발표 후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장예빈 인턴기자]

발표가 종료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앞서 발제한 발표자 외 전형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손성빈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 신왕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안윤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가 토론에 참여했다.

손성빈 교수는 “ESG 평가에서 기업성과를 측정할 때 주로 회계기준 성과와 주식시장의 성과를 보는데 둘의 상관관계는 10%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과 기업의 ‘좋은 성과’라는 기준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정의가 없다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며 “사실 ESG 스코어 자체가 아니라 그를 바라보는 이들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송수영 변호사 역시 ESG 관련 자문을 진행하면서 나왔던 사례들을 언급하며 “ESG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항목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정확한 연구를 위해 충분한 자료들이 제공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업 입장에서는 ESG 평가를 위한 정보를 잘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데 최근 금융기관에서 ESG평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며 “ESG가 추상적 논의라는 얘기가 많은데 실제 외국 기업과의 거래에서 영향을 받는 측면이 있어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왕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책임투자의 관점에서는 장기 안정적인 수익의 증대라는 결과를 가져오느냐, 즉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ESG를 바라보는 것이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투자기업들에게 ESG는 하나의 위협이면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위협을 최소화하면서 기회를 얻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윤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는 기로에 서 있는 ESG의 현 상황에 대해 지적하며 “ESG를 다룰 때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냐 없냐를 봐야하는데 자꾸 엉뚱한 곳을 보고 있다”며 “홍보 차원에서 건드리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위험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SR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성 관점과 투자관점”이라는 점을 짚어내며 “ESG에 접근할 때 어떠한 손익의 결과를 도출하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대책이 무엇인지 등의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ESG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 신왕건 위원장은 “최종적으로 ESG는 시간이 흘러서도 수익률을 운용하는 요인으로써 하는 것이 어떠한 가치나 그 자체로 독립적인 아주 의미있는 요소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ESG 표준 모델에 대해서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윤남 대표가 “표준 모델이 있으면 평가가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있지만 사실상 만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현재 나온 ESG 가이드라인 역시 여러 사항의 교집합에 불과하다”며 “여러 다른 사항에 있어서 표준화를 시도하는 순간 시장의 수준은 확 떨어질 것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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