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상황에 더해 연이은 한파·폭설로 채솟값 폭등...적상추 전월 대비 221.98% 급등
소비자·자영업자 가격 부담↑... 시중보다 20~50% 저렴한 '못난이 농산물' 찾는 고객도

서울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장예빈 기자 】 일찍 다가온 설 명절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이어진 한파와 폭설에 채솟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어 소비자는 물론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상품 가치는 떨어지지만 저렴한 선택지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3일 적상추(박스 4kg)의 평균 가격이 전월(1만4510원) 대비 221.98% 오른 4만6720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채소 역시 급격히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보다도 훨씬 높은 가격 수준에 달했다.

깻잎(2kg)은 지난달(1만8760원)보다 134.32% 오른 4만3960원, 오이(가시계통, 10kg) 역시 전월(3만2563원) 대비 69.67% 오른 5만5250원으로 급등했다.

식당에서 반찬으로 주로 쓰이는 부춧값의 경우 1년 전 가격의 약 2배 가량 올랐다.

가락동농수산물시장 기준 500g 한 단에 3221원이었던 부춧값은 1년 새 6180원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설 명절을 앞두고 식재료 구매에 나선 소비자들은 큰 폭으로 오른 가격에 불만을 표했다.

소비자 A씨는 “매년 명절마다 제사를 지내는데 가장 기본 찬으로 준비해왔던 나물을 제사상에 올릴 정도로만 해야 할지 고민이다”며 “물가가 계속 오르다보니 이러다 나중에는 밥과 국으로만 간소하게 제사를 지내야 할 판”이라고 호소했다.

외식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고물가 상황에서 채솟값까지 폭등하면서 부담감이 더 커졌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오늘 식사재마트에서 상추 한 상자에 6만원, 부추 한 단을 5200원에 샀다”는 게시글에 공감을 표하는 댓글들이 연이어 달렸다.

인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반찬인 부추의 가격이 쉬지도 않고 계속 오르다보니 리필을 중단해야 하는 건지 고민이다”며 “고깃집에서 고기 가격보다 채소 가격을 더 걱정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채솟값이 폭등하는 원인으로는 12월 들어 급격히 추워진 날씨와 연이은 폭설로 농사가 어려움을 겪은 데 더해 전기·난방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담이 커진 데서 나타났다.

부평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C씨는  “계절 특성상 낮아진 기온과 적은 일사량에 더해 최근 눈이 많이 오면서 채소 생육이 부진하다”며 “냉해를 피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난방을 뗄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드는 전기요금이나 난방요금까지 오른 상황이니 생산 단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채솟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할인 행사는 물론 시중 가격보다 20~50% 가량 저렴한 일명 ‘못난이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못난이 농산물이란 일반 농산물과 맛과 영양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외관에 생긴 작은 흠집으로 판매하지 못하는 농산물을 일컫는 말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롯데마트는 ‘상생 시리즈’로 B+급 농산물을 판매, 지난해 1~10월까지 상생 과일·채소의 매출은 전년 대비 280% 이상 올랐다.

홈플러스 역시 ‘맛난이 농산물’이라는 상품명으로 못난이 농산물을 지난 7월부터 선보였는데 이 중 무의 지난해 11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일반 무의 판매량과 비교했을 때도 지난해 8월 25%, 9월 85%, 10월 44% 더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물가가 급등하면서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더 낮은 못난이 농산물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채소 가격이 좀처럼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 더 많은 선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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