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부생가스인 메탄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메탄건식개질(DRM) 설비를 구축했다. DRM은 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의 한 종류로, 기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이상 줄이고 주요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는 탄소저감 설비다. 사진은 파일럿 공장으로 선정된 LG화학 충남대산 공장 전경[사진=연합뉴스]
LG화학은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부생가스인 메탄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메탄건식개질(DRM) 설비를 구축했다. DRM은 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의 한 종류로, 기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이상 줄이고 주요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는 탄소저감 설비다. 사진은 파일럿 공장으로 선정된 LG화학 충남대산 공장 전경[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안치용 ESG연구소장 】 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지 오래다.그래서 전 세계는 탄소 저감 노력을 줄기차게 벌이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미지수다.

아예 처음부터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것부터 시작해 이미 배출한 탄소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제거하느냐 하는 문제도 진지하게 연구 중이다.

그 중 탄소포집·활용·저장(CCUS)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CCUS는 말 그대로 탄소(Carbon)를 포집(Capture), 활용(Utilization) 또는 저장·격리(Storage·Sequestration)하는 기술로 포집한 이산환탄소를 자원화하는 것까지 일컫는다.

CCUS는 이미 1972년에 미국 발베르데 천연가스 발전소에서 활용되기 시작했고 이후 약 50년 동안 꾸준한 발전을 통해 최근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CCUS는 수소화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수소에너지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2015년에 비해 약 10배 가까이 증가, 전체 에너지 수요의 7%를 감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 경제는 크게 ‘그레이 수소’와 ‘블루 수소’ ‘그린 수소’로 나뉜다.

▲그레이 수소는 기존 화력 발전소 또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 즉 부생 수소와 천연가스 개질(改質(개질)을 통해 얻은 것이다.

▲블루 수소는 그레이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술을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수소만 걸러낸 것을 말한다.

▲그린 수소는 말 그대로 그린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만드는 수소다

수소는 자연상태에서 물이나 메탄 암모니아 불화수소 등 여러 가지 화합물로 존재하는데 결합력이 커 수소를 분리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해서 얻은 수소가 그린수소다.

수소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는 깨끗한 수소라는 뜻이다.전기를 이용, 가스 형태의 수소를 만들기 때문에 수전해를 ‘P2G(Power to Gas)’라고도 한다.

그린 수소가 당연히 가장 이상적이지만 비용과 현실 여건을 감안할 때 그레이 수소와 블루 수소를 거치지 않을 수 없고 또한 겹쳐지는 상태를 피할 수 없다는데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 정유회사 에쓰오일은 수소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포함된 부생가스를 동광화학에 공급하고 동광화학은 부생가스를 받아 CCU기술로 이산화탄소를 정제해 산업 및 식품용액화탄산과 드라이아이스를 생산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있는 에쓰오일 울산공장은 인접해 있는 동광화학에 2016년 파이프라인을 연결하여 부생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연간 10만톤 규모의 액화탄산을 에쓰오일과 협력해 생산하는 동광화학은 생산설비를 두배로 증설하며 2022년 말부터 생산량을 두배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중부발전은 충남 보령시에 연간 25만톤의 블루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소생산기지 건설을 위해 2조5000억원의 투자를 논의 중이며 이르면 2025년 중반 수소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바나듐이온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VIB ESS) 등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은 'CES 2023' 서울관에 마련된 롯데케미칼 전시 부스[사진=연합뉴스]
롯데케미칼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바나듐이온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VIB ESS) 등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은 'CES 2023' 서울관에 마련된 롯데케미칼 전시 부스[사진=연합뉴스]

롯데케미칼은 CCU 설비를 공장 굴뚝에 설치하여 탄소를 폴리카보네이트(PC)제품의 생산원료로 사용하거나 드라이아이스,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으로 만들어 인근 중소 화학사에 판매하고 있다.

미국의 란자(Lanza Tech)테크 라는 회사는 버진애틀랜틱항공과 협력하여 탄소포집방법으로 추출된 지속가능항공연료(SAF)인 에탄올로 2018년에 보잉 747을 운행하는데 성공했다.

지금은 산업 여건상 에너지 및 석유화학 정유회사가 가장 활발하게 기술을 활용하는 편이다.

지하퇴적층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함으로써 지하의 압력을 높여 원류를 비교적 쉽게 채굴하는 석유회수 증진 기술(EOR, Enhaced Oil Recovery)도 대표적 CCU 기술로 꼽힌다.

석유회수 증진기술을 통해 탄소를 줄일 수 있지만 이 기술이 단순히 석유를 더 많이 생산하려는 목적에 그칠 것이라는 즉 ‘그린 워싱’ 기술이라는 비난 또한 받는다.

따라서 EOR은 아직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갑론을박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1톤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의 추정범위는 굉장히 넓다.

스위스 스타트업 클라임웍스(Climeworks)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데 드는 비용을 현재 1톤당 600~1000달러에서 2024년까지 200달러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2018년에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 데이비드 키스 교수가 이산화탄소 포집비용을 1톤당 94~232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아 상용화 기대를 높인 바 있지만 아직까지 설비를 구축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영국의 탈탄소 수소 에너지 클러스터 ‘하이넷 노스웨스트’의 프로젝트는 매년 1.1메가톤(1MT=1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사업으로 기획되었는데 초기 투자비용이 9억2000만 파운드에 달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경제성에 의문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다.

최근 스타트업인 클라임웍스가 사업에서 이익을 내면서 ccu가 석유산업 바깥의 비즈니스 모델로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클아임웍스의 비즈니스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주는 구독경제 모델이다.

클라임웍스는 확장 가능한 소규모 조립식 설비를 운영, 매달 7유로, 21유로, 80유로 등을 가입자로부터 받고 각각 매년 85키로그램, 225키로그램, 1톤 상당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글로벌 기업과 개인은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독일 완성차 업체인 아우디는 연간 1000톤, 미국 핀테크 기업인 스트라이프는 333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계약을 클라임웍스와 맺었다,

클라임웍스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면서 고객이 이산화탄소의 감축량을 확실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

클라임웍스는 카브픽스, 온파워와 협력해 아이슬란드에서 직접 공기포집(DAC, Direct Air Capture) 사업인 오르카(Orca)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클라임웍스의 기술로 잡아낸 순도 높은 이산탄소를 카브픽스가 2년 안에 탄산염 광물로 바꾸고 광물화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는 온파워가 지열에너지로 공급하는 삼각협력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2021년 9월8일 아이슬란드에서 클라임웍스는 세계 최대 규모 DAC 시설을 가동했다.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제거하는 직접공기포집 기술은 이론상 탄소네거티브를 직접적으로 또 가시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인상적인 구상이지만 DAC 운용에 필요한 에너지와 물 소비량 등이 상당히 큰 편이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안치용 ESG연구소장
안치용 ESG연구소장

오르카는 아이슬란드에서가장 큰 지열발전소인 온파워에서 재생에너지를 공급받기에 기존 CCUS 설비와 비교해 현저하게 적은, 탄소포집량 대비 10% 이하의 이산화탄소만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과거에는 공상 취급을 받았던 DAC가 오르카 외에도 지난해 세계 여러곳에서 10곳 이상이 가동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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