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 3월 한 달간 데이터 추가 제공
소비자 “실효성 떨어지는 보여주기식 조치” 비판
통신업계, 온라인 및 중간 요금제로 부담 완화할 것

국내 이동통신3사가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오는 3월 모바일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색내기식'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 [사진=연합뉴스]
국내 이동통신3사가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오는 3월 모바일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색내기식'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오는 3월 자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지만, 소비자 사이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이동통신사들이 정부 압박에 못 이겨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는 이용자들의 통신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3월 한 달간 무료 데이터를 제공한다.

SK텔레콤과 KT는 30GB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며, LG유플러스는 기존 가입한 요금제에 포함된 데이터만큼 추가 제공한다.

30GB를 기준으로 보면, 이용자들은 3월 한 달 유튜브에서 고화질(720p) 영상을 약 30시간 정도 추가로 시청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동통신사들의 이같은 결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비상민생경제회의에서 “통신·금융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과점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특허사업”이라며 “많이 어려운 서민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제도개선 노력과 함께 업계에서도 물가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이용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는데에 공감하고 있다”며 “많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추가로 지급한 건은 이례적인 조치이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약 3373만명이 데이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휴대전화 전체 가입 회선(지난해 12월 기준 5030만명) 대비 67.1% 수준이다.

다만, 업계의 자찬과 달리 소비자의 반응은 냉랭하다.

실제로 누리꾼들은 지난 20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각 이동통신사로부터 전달받은 ‘추가 데이터 서비스 안내 문자’를 공유하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매월 사용하는 데이터에 맞춰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다보니 데이터를 더 준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 “무제한 데이터나 100GB 이상 요금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 “차라리 통신요금을 일괄적으로 할인해주거나 새로운 중간요금제를 추가로 만들어 달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이동통신사들의 이번 조치가 ‘눈가리고 아웅하는 보여주기식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요금제 선택폭이 작아 매월 사용하는 데이터양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양과 고가의 요금제를 어쩔 수 없이 쓰는 소비자가 많다”며 “이미 매월 사용하지도 못하고 남아도는 데이터가 많은데, 30GB를 추가로 제공받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동통신사들이 합리적이고 세분화된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동통신사들은 중간요금제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에서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요금제’를 개편하며 이용자의 통신비 부담을 줄여나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5G 다이렉트 플러스69(월 6만9000원) ▲5G 다이렉트 플러스59(월 5만9000원) ▲LTE 다이렉트 34.5(월 3만4500원) 등 3종의 온라인 요금제를 출시했다.

3종의 신규 요금제는 일반 요금제 대비 30% 가량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KT도 오는 3월 중으로 새 온라인 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이다.

이동통신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온라인 요금제를 개편한 SK텔레콤도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이며 통신비 부담를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지난해 온라인 요금제를 추가로 선보이며 이용자들의 통신비 완화에 도움이 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새로운 요금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요금제를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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