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봉 해군 하사, 페이스북에 '170만원 남짓' 박봉 글
병장은 올해 100만원, 2025년엔 200만원까지 인상

서울역에서 해군 장병이 열차 승차권을 발급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올해 병사 월급이 100만원(병장 기준)까지 인상된다. 국방부 봉급 규정대로라면 2년 뒤인 2025년엔 병장 월급이 200만원까지 오르게 된다. 병사 월급이 이처럼 치솟자 간부인 하사들의 표정이 씁쓸하다.

지난 21일 군인들이 이용하는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현역 해군 하사가 올린 글이 박봉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자신을 하사 1호봉이라고 소개한 글 작성자는 "새해 들어 월급이 올랐지만 170만원에 못 미치는 돈을 손에 쥐고 있다. 살기가 너무 어렵다"며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급여명세서를 공개했다.

명세서에 따르면 글 작성자 봉급은 지난해 12월 세전 186만5400원에 실수령액 161만3020원이었다. 기본급 170만5400원에 정근가산금 1만5000원, 직급보조비 14만5000원이 붙었고,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등 25만2380원이 공제됐다.

수령액 161만3020원은 지난해 최저임금 191만4400원(시급 9160원, 주 48시간 근무)보다 적다.

2월엔 8만2950원 올라 세전 195만800원에 실수령액 169만5970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 201만580원 보다 적은 액수다.

해군 하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지난해 12월분 올해 2월분 월급명세서. (페이스북 육대전 갈무리)

글 작성자는 "기본급만으로는 살기가 힘들다. 격오지에서 근무해 영외 급식수당을 제하고 수당이 들어오는데 초과근무를 안 하면 진짜 너무 살기 힘들다"며 "앞으로 몇 년 뒤면 병장이 저보다 더 많이 받을 텐데 초급 간부들은 언제쯤 현실적인 월급이 될 수 있을지…(모르겠다)"라고 적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상명하복의 군대 조직에서 하급자(병사)가 자신을 지휘하는 상급자(하사) 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는 현상이 일어나는 꼴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67만6100원이었던 현역 병장 월급이 올 1월부터 100만원으로 47.9% 인상됐다. 하사 1호봉 월급(세전) 기준 51.2%에 달하는 액수다.

상병은 61만200원에서 80만원(31.1% 인상), 일병은 55만2100원에서 68만원(23.2% 인상), 이병은 51만100원에서 60만원(17.6% 인상)으로 올랐다.

병장 월급은 2023년 100만원으로 하사 1호봉 월급(세전)의 51.2%에 수준이다. 2025년엔 병장 월급 200만원 시대가 열리게 되면 그 차이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병사 월급 200만원'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해당 글과 관련 국방부는 하사 기본급과 수당을 포함한 월평균 수령액은 관련 법령에 의거 세전, 세후 모두 최저임금과 병 봉급보다 높다고 밝혔다. 또 제보된 급여명세서는 매월 10일에 지급되는 기본급과 일부 수당만이 포함됐으며 25일 추가 지급되는 시간외근무수당, 기타수당 등이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하사를 포함한 초급간부의 급여 인상은 '직업군인의 처우 개선과 초급간부 근무 여건 개선' 국정과제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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