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변호사, 임기 시작 하루 앞두고 "지원 철회"
윤희근 경찰청장 등에 인사 검증 책임론 제기될 듯

24일 임기를 마친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이 이임사를 하고 있다. 차기 본부장이 임기 시작 하루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본부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이 불가피하게 됐다. [연합뉴스]
24일 임기를 마친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이 이임사를 하고 있다. 차기 본부장이 임기 시작 하루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본부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이 불가피하게 됐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임명 하루 만에 아들의 고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 논란으로 사의를 표했다.

임기 시작 하루를 앞둔 25일 오후 정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저희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갖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 아들의 학폭 문제는 국수본부장에 임명된 24일 KBS 9시뉴스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지난 2018년(검사 재직 시) 고등학생이던 정 변호사의 아들이 동급생에게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행사해 강제 전학 처분을 받았고, 이에 정군은 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모두 패소했다.

피해 학생은 학교 폭력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극심한 불안과 우울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극단적 선택까지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고 KBS는 보도했다.

정 변호사의 사의에 따라 국수본부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이 불가피하게 됐다. 경찰 내부에서도 인사 검증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 출신' 2명을 제치고 '검찰 출신' 정 변호사를 국수본부장으로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 이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 이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청 관계자는 정 변호사의 사의 표명 직후 "대통령 임명을 받은 뒤 임기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상황이라 혼란스럽다"며 "인사혁신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국수본부장에 지원했던 나머지 2명(장경석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최인석 전 화천경찰서장) 중 한 명을 뽑든지, 또는 재공모를 하든지 경찰청의 결정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부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임기 시작이 내일(26일)만큼 사표 수리를 하는 의원면직이 아닌 발령 취소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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