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곳간 쌓이며 IT·전자 전체 재고 급증
업종별 급증세 두드러져...석유화학·식음료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대기업의 사업 성적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재고 수준'이다. 대기업들의 재고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75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핵심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전자의 재고는 40%, SK하이닉스는 80%가량 재고가 늘어나며 울상을 지었다.

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는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상반기 보고서에서 재고자산(제품·상품·반제품, 원재료 미포함)을 공시하고 전년 결산보고서와 비교 가능한 212개 기업들의 재고자산 변동을 분석해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75조5167억원이다. 전년인 2021년 말(135조3015억원)과 비교했을 때 29.7% 수준으로 곳간이 불어났다.

종류별로 나눠보면, 상품 재고는 2021년 말 21조6328억원에서 지난해 말 23조4934억원으로 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품 및 반제품 재고는 113조6687억원에서 152조232억원으로 33.7%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업계(23개사)의 재고 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21년 말 47조2859억원에서 2022년 말 66조7577억원으로 재고가 늘어나며 41.2%(19조4617억원)의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 침체 속 소비자 및 고객사 수요가 쪼그라든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 금액이 다수를 차지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2021년 말 25조7542억원이었던 재고가 지난해 말 36조1097억원으로 4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재고는 7조916억원에서 12조9362억원으로 82.4% 늘어났다.

[자료=리더스인덱스]

석유화학 업종의 재고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석유화학 업계 30개사의 지난해 말 재고는 30조6999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22조5475억원)과 비교했을 때 36.2% 늘어난 수준이다. LG화학은 2조5348억원에서 54.3% 증가한 7조2031억원, SK이노베이션은 1조9284억원에서 64.6% 증가한 5조6085억원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다.

자동차 및 부품업계 23개사의 재고는 2021년 말 18조3135억원에서 지난해 말 22조389억원으로 20.3% 증가했다. 현대차는 6조7579억원에서 8조5902억원으로 27.1%, 기아는 5조668억원에서 6조3845억원으로 26%가량 재고가 늘어났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재고 증가율을 보인 업종은 식음료다.

오리온(-4.8%, 43억원 감소)을 제외한 21개 식음료 기업의 재고는 2021년 말 4조1924억원에서 지난해 46.7% 증가한 6조1508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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