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해 처리로 세계 최초 탄산칼슘 추출 성공
친환경 고급 소재 분야에서 플라스틱 기능 대체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남해안의 골칫거리였던 굴 껍데기가 놀라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그것도 수익성 높은 산업자원으로 빠르게 변신 중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굴 껍데기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고급 소재와 제품은 물론 최근에는 소성방식이 아닌 용해방식으로 순도 높은 탄산칼슘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남해안의 굴은 국내에서만 연간 35만톤이 소비되고, 수출액도 1000억 이상인 효자 산업이다.
그러나 굴 껍데기는 연간 35만톤에 이른다.
이 중 30만톤이 버려지거나 산업폐기물로 분류,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굴 껍데기의 처리와 재활용은 수산인과 지역사회의 해묵은 과제였다.
지난 2022년 7월 21일 발효된 수산부산물법에 따라 굴 껍데기가 산업폐기물에서 제외되고 재활용이 가능하게 되자 현대제철, 한국서부발전 등 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까지 신기술을 개발, 굴껍데기 자원화를 통한 탄소중립을 도모하고 있다.
우선 토이즈앤(대표 우하영)은 통영, 거제 일대에서 방치되고 있는 굴 껍데기를 세척, 분쇄, 정제, 혼합, 성형 등의 여러 단계를 거쳐 유백색 도자기의 표면과 같은 친환경 합성 신소재로 업사이클링하는데 성공했다.
토이즈앤은 최근 케이컬쳐(K-culture) 상품인 달항아리 인센스(insense, 향) 홀더를 출시해 신세계 면세점과 국립중앙박물관 매장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일본 Z-Mall, 미국 아마존과 싱가포르 소피 등 해외시장 진출도 이미 마친 상태이다.
고향이 거제도인 우하영 대표는 굴 껍데기가 귀중한 산업자원임을 일찍 발견했다.
우 대표는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했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고, 장기적으로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굴 껍데기 재활용 기술이 획기적으로 진전되고 있어서 이들 분야끼리 협업한다면 굴 껍데기 재활용 산업이라는 거대한 생태계가 곧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MI바이오텍(대표 박정규)은 소성방식이 아닌 용해방식으로 굴 껍데기에서 탄산칼슘을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PMI바이오텍은 묽은 염산으로 굴 껍데기를 녹이면 칼슘이 이온상태로 변하고, 필터를 통해 이온상태의 칼슘과 각종 부가유해물을 따로 걸러내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 방식으로 순도 99.5%의 시약급 탄산칼슘을 정제해 내며, 재생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공법”이라고 말한다.
2020년 기준 국내 탄산칼슘 시장 규모는 761억원 정도이지만, 전세계적으로 굴 양식의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굴 생산량이 연간 500만톤을 넘어선 상황에서 이러한 친환경 정제 방식은 세계 탄산칼슘 생산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유망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지홍태 통영굴수하식수협 조합장은 "굴 껍데기 처리문제로 오랫동안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다"며 "앞으로 2개 업체의 기술적 성과가 더 알려져 굴 껍데기가 산업자원으로 널리 활용된다면 우리 조합원들은 굴 양식에만 더욱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