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076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
신규 지정 엘엑스 장금상선 쿠팡, 제외 집단은 교보생명보험 두나무 등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사진=공정위 제공]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사진=공정위 제공]

【뉴스퀘스트=신동권 한국해양대학교 석좌교수 】공정위에서 매년 5월 1일자로 발표하는 내용이 있다. 즉 기업집단 지정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현황을 발표하였다.

공정위는 2023. 5. 1.자로 82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076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였다(공정위 보도자료. 2023. 4. 25)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소속회사 수는 2022년(76개, 2,886개) 대비 각각 무려 6개, 190개나 증가한 수치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8개)은 엘엑스,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이며, 지정 제외된 집단(2개)은 현대해상화재보험, 일진이다.

그리고 동시에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8개 집단(소속회사 2,169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하였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수 역시 지난해(47개)보다 1개 증가했고,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2,108개)보다 61개 증가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엘엑스, 장금상선, 쿠팡이며, 지정 제외된 집단은 교보생명보험, 두나무이다.

올해 기업집단 지정에서 몇가지 특징적인 산업동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정위는 전기차 등 신산업 성장에 따라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수가 증가하였고, 특히, 8개 신규 지정집단 중 에코프로(2차전지), 고려에이치씨(화물운송업), 글로벌세아(의류, 골판지 제조, 건설), DN(자동차부품)의 경우 전년 대비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최근 배터리 관련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에코프로그룹, 포스코그룹 등이 네이버, 카카오를 제치고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진입하며 약진했다. 에코프로는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지정되었다. 포스코는 롯데를 제치고 5위의 기업집단으로 랭크되었다.

산업연구원 보고서(i-KIET 산업경제이슈, 2023.1.1.)에 따르면, 올해 13대 주력산업은 반도체 경기 하강과 글로벌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업종들이 부진할 것이 예상된다고 한다.

그러나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의 업종들은 올해도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된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이 내년 기업집단 지정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공정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시장 성장, 해운운임 상승 등에 따라 해운·온라인 유통 업종 주력 집단들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상승했다. 장금상선(해운)과 쿠팡(온라인유통)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진입했다.

해운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로 HMM, SM, 장금상선 등 해운 관련 그룹의 순위가 대폭 상승했고, 고려해운을 주력 계열사로 둔 고려HC도 신규 지정되었다. 장금상선(해운)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진입했다.

해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2021년 전 세계적 물류대란으로 운임이 폭등하였고, 이러한 상황이 해운 업종 주력 집단들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대기업집단에 처음 지정된 쿠팡은 2년 새 자산이 2배 가까이 늘어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10조 원 이상)으로 지정이 되었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금액은 2019년 약 136조, 2020년 약 157조원, 2021년에는 약 187조원으로 급증하였다. 그 중 모바일 거래액비중은 같은 기간에 64%, 68.7%, 72.4%까지 급증하였다.

전체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쇼핑 상품거래액도 같은 기간에 21.5%, 26.3%, 27.5%로 급증하였다. 코로나19 기간 중에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였고 이러한 점이 금년 기업집단 지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 19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비대면거래 성장세도 다소 완화될 수는 있겠지만 비대면 거래의 지속적 성장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공정위는 기업집단 간 대형 M&A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주었다고 분석하였다.

즉 롯데가 일진의 일진머티리얼즈㈜ 등 8개사를 인수함으로써 기존 공시대상기업집단인 일진(2.80조원)은 지정 제외되었으며, KG가 쌍용자동차㈜ 및 그 자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크게 상향(71위→55위)되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한진-금호아시아나, 한화-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면 금호아시아나, 대우조선해양은 지정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여 계열회사 수 및 자산총액이 크게 증가(25개, 1.8조원)했다.

한편, 하이브는 ’21년 이후 사업규모가 급격히 확대되었으나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인수를 ’23. 3월 포기함에 따라 자산총액이 5조원에 미달(4.81조원)하여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공정위의 2022년도 기업결합동향 발표(2023. 3. 9)에 따르면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 2021년 대비 약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상적 코로나(위드 코로나) 및 금리인상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불확실성 및 위험도(리스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의 기업결합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하였다.

한편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의 경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계열회사가 많은 기업집단들의 기업결합 건수도 많았다. 예를 들어 카카오는 계열사가 136개(2위), 한화는 91개(4위), 롯데는 85개로 5위인 기업집단이다.

신동권 한국해양대학교 석좌교수
신동권 한국해양대학교 석좌교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경우 지정 기준이 자산 10조원에서 국내총생산액의 1천분의 5에 해당하는 금액 이상인 기업집단으로 기준이 변경되었는바, 명목 국내총생산액이 2,000조를 넘는 것으로 확정된 다음해부터 지정하기로 되어 내년, 2024년 부터는 변경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공정위는 기업집단 지정과 관련된 미비점을 보완하는 제도개선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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