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킬러 문항 제외가 사교육 대책의 핵심"
킬러 문항 풀기 위해 사교육 받는 상황 '비정상적'
尹 "킬러 문항 출제는 아이들 갖고 장난치는 것"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지난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지난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초고난도 문항, 이른바 ‘킬러 문항’을 제외하는 것이 사교육 대책의 핵심이며, 킬러 문항을 배제하더라도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고 정성을 기울이면 변별력이 확보된 ‘공정 수능’이 가능하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인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킬러 문항을 풀 수 있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그러기 위해 학원부터 다녀야 하는 상황은 너무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킬러 문항과 관련 "수십만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하고 불공정한 행태"라며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이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고도 성장기에는 사교육 부담이 교육 문제에 그쳤지만, 저성장기에는 저출산 고령화 대비 측면에서 치명적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라고도 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할 뿐 아니라 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에 노후 대책이 붕괴하고, 더 나아가 학교 교사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악순환 속에서 학원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핵심은 교과 과정 내에서도 충분히 변별력 높은 문제를 출제할 수 있으며, 9월 모의고사에서부터 킬러 문항을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킬러 문항으로 여겨지던 것은 주로 공교육 교과 과정 밖에서 출제돼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학원들은 초고난도 문제풀이 노하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부터 이같은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으나 6월 모의고사(모의평가)에서 다시 킬러 문항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주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을 전격 경질한 윤 대통령은 오는 9월 모의고사와 수능에서 비문학·교과 융합형 문제 등 복잡한 킬러 문항을 빼라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적으로는 킬러 문항을 통해 손쉽게 수능 변별력을 확보해온 교육 당국과 수능 기술로 배를 불려온 학원가 사이의 ‘이권 카르텔’ 해체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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