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KB선도아파트50지수, 4월보다 0.1% 상승
‘하반기 바닥론’ 나오고 있지만, 상승세 전환 보기 어려워
박원갑 KB국민은행 전문위원 “랜드마크 아파트 가격, 예의주시” 조언

박원갑 KB국민은행 WM투자솔루션부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시장 반등세가 관찰되고 있지만, 실거래가를 관찰하면서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원갑 KB국민은행 WM투자솔루션부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시장 반등세가 관찰되고 있지만, 실거래가를 관찰하면서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꽁꽁 얼어붙은 아파트 시장이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뚜렷한 추세적 상승 전환으로 보기에는 불안정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튜브 등에서 떠도는 근거가 불명확한 내용들을 믿기보다는 주변 랜드마크 아파트 가격을 직접 분석하며 부동산 시장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7일 박원갑 KB국민은행 WM투자솔루션부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KB국민은행이 발행하는 ‘골드&와이즈’(GOLD&WISE) 7월호를 통해 최근 아파트 시장의 반등에 기초한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조명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먼저 시장 선행지표인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지난 5월 전달 대비 0.1% 상승했다. 지난해 6월(0.06%) 이후 1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선도아파트50지수는 전국 주요 아파트 가운데 시가총액(세대수와 가격을 곱한 것)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수치를 뜻한다.

KB부동산은 6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01% 내렸다고 밝혔다.

서울도 같은 수준을 보였는데 올해 초 주간 단위 하락폭(0.3~0.6%)에 비하면 낙폭이 둔화됐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박원갑 위원은 “KB선도아파트50지수가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KB부동산 아파트 시세도 시차를 두고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가격은 5월 전달 대비 0.01%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요자의 심리도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5월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자 심리지수는 112로 전월 대비 4.2%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 심리지수가 100을 넘어섰다는 것은 전월에 비해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 응답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박 위원은 “집값이 반등 기미를 보이는 이유는 지속적인 규제 완화 효과에 15억원 대출 제한 폐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박 위원은 “아직은 아파트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높은 기준금리 ▲역전세난 ▲경기침체 ▲미미한 통화량(M2) 팽창 ▲소득 대비 집값 고평가 등 각종 요인을 제시했다.

최근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월 3000건 중반대를 보이면서 역대 평균치(6040건)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박 위원은 “거래량은 매수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아직 매수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또 KB부동산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 비율이 5월 현재 50.9%로 낮아 갭투자를 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역전세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아파트 시장 상승세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박 위원은 “전세시장이 피부로 느낄 정도로 회복되는 건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부동산 업계는 전국 아파트 전세 고점 계약은 2021년 3분기부터 2022년 2분기까지 많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약이 돌아오는 2년 뒤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인데 이로 인해 역전세난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고, 특히 비성수기에 심해질 수 있다는 게 박 위원의 분석이다.

박 위원은 “올 연말에 아파트 가격 바닥이 온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의외로 많아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유튜브에서 들었다고 한다”며 “문제는 시장이 고수나 전문가의 전망대로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는 표본조사 통계에 의존하지 말고 장바닥 시세인 아파트 실거래가를 확인하면서 ‘기민한 대응’에  시장의 흐름에 귀를 열어놓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R-ONE)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박 위원은 “만약 이런 지표를 볼 수 없다면 인근 2000가구 이상 랜드마크 아파트를 예의 주시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랜드마크 아파트는 거래가 잘 포착돼 하락기에는 먼저 떨어지고, 상승기에는 먼저 오르는 등 시장 흐름의 풍향계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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