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 자서전 '고촌과 나' 발간
"소비자에게 맛, 포장, 서비스, 브랜드 이미지, 이 모든 것에 세심하게 신경 써야"

권원강 교촌F&B 회장.
권원강 교촌F&B 회장.

【뉴스퀘스트=윤경진 기자 】 '교촌을 키운 건 바람이 아니라 8할이 금성사'였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교촌의 급성장 배경에는 LG전자(구 금성사)의 결정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발간 된 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자서전을 통해 드러났다.

14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그의 자서선 ‘교촌과 나’에서 ‘교촌의 성공에 기여한 것은 금성사’였다고 밝혔다.

자서전에 따르면, 교촌치킨의 권 회장이 1990년 초반 개인택시 면허를 판 돈 3300만원으로 시작한 교촌통닭이다.

교촌의 매출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은 '희망의 태양이 떠오른다' 챕터에서 공개한 ‘금성사와의 일화’에서 등장한다.

권 회장은 ”1993년 어느날 오후 6시 경 한산한 가게에 금성사 직원 남녀 두 분이 들어와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통닭을 주문했고, 바로 닭을 튀기려는 순간 동아백화점 직원 열분이 가게에 들어섰다"고 회상했다.

당시 교촌통닭 매장 홀에는 4인용 테이블 3개 밖에 없었다.

이때 권 회장의 머리에는 순간적으로 여러생각이 스쳐가는데... "먼저 온 금성사 직원 두분이 테이블 하나를 차지했으니 테이블을 두개가 남았고 8명이 앉을 수 있는데 사람은 10명이다."

당시 하루에 1~2마리 닭을 팔던 때라 이처럼 많은 수의 회식 손님이 들어온 것은 흔치않은 기회였다.

권회장의 머리 속에는 '먼저 온 두명의 손님의 자리를 조정해서 양해를 구하고 의자 두개를 빼고 두 테이블에 10명을 앉히면 최소 5마리를 팔 수 있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장사하는 입장에서야 먼저 들어와 주문한 두 명의 손님보다야 나중에 들어온 열 명의 손님을 상대하는 게 수익 면에서 훨씬 더 낫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지만. 권 회장은 그러지 않았다.

당시 권 회장은 나중에 들어온 손님들에게 좌석이 좁아 장사를 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하고 돌려보내면서 다음에 꼭 오시라는 부탁과 함께 돌아서 가는 손님들에게 절을 몇번이나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권회장은 "미리와 주문한 두사람에게 "조금도 불편하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드시라"고 했다.

권 회장은 “그때 두 손님의 표정에서 선명하게 떠오른 감동을 읽었다, 좁고 누추한 치킨가게 주인으로부터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배려를 만났기 때문에, 두 분은 다소 의외의 눈빛으로 바라봤다”고 당시를 떠 올렸다.

이어, “그 손님 중에서 한 분이 당시 금성사 구미공장의 경비팀장 조인철씨였고, 그 이후로 가게가 알려지기 시작했음은 물론 구미공단에 교촌통닭이 알려지기 시작하고, 회사에 소문이 아주 빠르게 퍼지면서 각 부서와 기숙사에서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권 회장은 ”나의 마음이 금성사 고객에게 전달되었고, 그건 수백배 수천배가 되어 나에게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교촌을 창업한지 2년이 지난 1993년 금성사 일대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오며 처음 수입이 생긴 것이다.

교촌F&B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자서전 '교촌과 나' 표지.
교촌F&B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자서전 '교촌과 나' 표지.

당시 권 회장은 여전히 곤궁한 생활은 이어졌지만, 교촌통닭을 더 성장시키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얻은 수입 50만원을 들고 지역 신문사를 찾아가 광고계약을 체결했다.

다행히 신문 광고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다음달 수입은 100만원이 넘었다. 100만원이면 가로 10cm, 세로 10cm로 광고를 키울 수 있었다. 그렇게 초창기 수입을 광고에 모두 집어넣었다. 그렇게 1년 뒤 동네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가게가 되었다.

권 회장은 "수익금으로 광고를 꾸준히 했던 것이 다른 가게들보다 많은 성장을 이룬것"이라며 "그게 결국 엄청난 차이를 가져왔고, 내가 가진 전부를 아낌없이 투자한 결과 1년 뒤에는 하루에 백 마리가 넘는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권 회장의 정성과 최고의 통닭을 만들어내자는 일념이 현재 연매출 수천억원대의 교촌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어, 교촌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를 활용한 간장소스와 하루 꼬박 숙성시킨 닭을 두 번 튀기고 일흔다섯 번의 붓질을 통해 소스를 입힌 조리법도 성공 요인이다.

한편, 교촌은 2023년 1분기 기준 직영점 2개를 포함해 총 137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촌은 지난해 매출액 4988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 성장을 일궈내고 있다.

이 외에도 권 회장의 섬세한 관찰력,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한 일념, 소비자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확장하며 교촌의 명성을 다져갔다. 권 회장의 사소한 하나하나가 쌓이며 현재 교촌의 성공을 이끌어 냈던 것이다.

권 회장은 "치킨 업계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한 만큼, 조금만 나태하면 바로 추월당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고,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더 노력해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맛, 포장, 서비스, 브랜드 이미지, 이 모든 것에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권회장의 자서전은 현재 시중에서 구입이 불가능하며 교촌의 가맹점주들에게만 배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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