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도 외부활동 하지않고 자취 감출만큼 북한에게는 공포로 작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진행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에서 서울 지도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진행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에서 서울 지도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지난 1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전하면서 남한 지도를 놓고 손가락으로 서울과 계룡대를 가리키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예년과 동일하게 곧 실시될 한미연합연습을 겨냥하여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1976년 판문점에서의 도끼만행사건이 벌어지던 해에 시작된 팀-스피리트 훈련과 을지-포커스렌즈(UFG)연습에 대해 북한은 매번 심각한 반응을 보여 왔다. 특히나 미국 본토에서부터 실제 부대가 전개하고 거의 전 지역에서 야전군 급 규모의 부대가 야외기동하면서 늦겨울에서 초봄사이 경작을 하지 않는 시기를 이용하여 근 한 달 동안 진행되던 팀-스피리트훈련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을 계기로 중단되기 까지 15년간 실시되었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김일성이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자취를 감추었다고 할 정도로 북한에게는 공포로 작용하였다. 이 훈련이 실시되기 전, 무장공비 침투, 비무장지대에서의 도발, 어선에 대한 포격, 어민 납치, 폭탄 테러, 심지어 청와대 습격 등 실력대결을 일삼았던 북한이었기에 이 훈련을 통한 위기 억제 효과는 상당한 것이었다.

NPT 탈퇴 위협 등 초 강경책을 쓰면서 겨우 팀-스피리트를 중단하는데 성공한 북한의 다음 목표는 매년 여름에 실시하는 UFL(을지-포커스렌즈, 현재의 UFS-을지프리덤 쉴드)연습을 중단시키는 것이었다. 이 연습은 실제 병력 기동훈련이 아니고 주요지휘관들과 참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워-게임이었지만 전 세계 미 국방부 산하 워-게임 센타가 모두 참여하고 전쟁계획 상 한국에 전개하도록 지정된 미국의 주요사령부가 참여하는 전국급 연습이었기에 북한으로서는 팀-스피리트훈련 못지않게 위협이 되었고 눈에 가시였다.

이 연합연습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1차 핵실험을 기준으로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났다. 핵실험이 실시된 2006년 이전 북한의 반응은 조평통이나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연습 중지 촉구 담화를 발표하거나 군 통신선 단절, 판문점에서의 군사회담 중지, 진행되던 적십자 회담 연기 등을 협박하는 수준으로서 직접적인 군사대결을 의미하는 격렬한 반응은 없었다. 그러나 핵실험 이후 북한의 반응은 서서히 가열되었다. 개성공단 인원 철수, 금강산 지구 남측 인원 철수를 요구하였고 군을 대표하여 총참모부가 직접 나서서 연습을 비난하였다.

그리고 점차 미사일 발사 등 무력행사를 시도하였다. 비난하는 내용도 대단히 호전적이고 위협적으로 변화되었다. 공통적으로 핵을 언급하였는데 자신들의 핵무장 이유가 이 한미연합연습 때문이라는 궤변이 포함된 것이다. 남측의 별다른 변화가 없다보니 ‘서울 불바다’ 등 말로서 위협하던 수준에서 나아가 사진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핵탄두, 미사일 공개는 물론 서울 시가지를 표적으로 한 훈련 모습을 보여주더니 금년에는 김정은이 직접 전쟁지도를 하는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반응은 한미연합연습이 얼마나 이들에게 공포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전 정부에서 ‘평화와 공존’이라는 미명 아래 스스로 연합연습을 축소하거나 통, 폐합하려고 조치하였지만 군이 존재하는 한 훈련이나 연습은 필수적인 것이었기에 규모나 기간은 줄었지만 최소한의 훈련은 지속되어 왔다.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다행히 정부가 바뀌어 국민들의 안보우려를 불식시킬 정도로 각종 훈련이 재개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에서는 경직된 남북관계를 고려하여 이전 정부에서 합의한 9.19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연합 연습이나 훈련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미군철수’와 ‘연합연습 중지’는 북한의 대남전략 속에 상수로 존재해 오던 것이었고 오히려 군이 강하게 훈련하던 시기에 한반도는 더욱 안정적이었을 명심하여 진정으로 ‘힘으로 뒷받침하는 평화정책’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