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전용호텔 또는 펫시터에 맡기는 가정 늘어...1박 기준 5만원선
우리나라 펫가정 600만 가구 넘어...펫보험 활성화 안 돼 병원비 큰 부담

사랑스럽기만한 반려묘. 하지만 집을 장기간 비울 경우 이들을 관리해줄 적절한 곳을 찾는 것이 펫가정의 걱정거리 중 하나다. [독자 제공=뉴스퀘스트]
사랑스럽기만한 반려묘. 하지만 집을 장기간 비울 경우 이들을 관리해줄 적절한 곳을 찾는 것이 펫가정의 걱정거리 중 하나다. [독자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올 추석은 6일 간의 황금연휴(9월 28일~10월 3일)다. 하지만 연휴가 마냥 즐겁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반려묘 또는 반려견 때문이다. 고향을 다녀오거나 여행을 가야하는데 데려갈 수도 없고, 이웃에 맡길 수도 없다. 유일한 해결책은 반려동물 전용호텔을 이용하거나 전문 돌보미(펫시터)에 맡기는 것이다. 하지만 만만찮은 ‘숙박료’와 ‘돌봄비용’이 문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펫가정)에서는 설, 추석 등 명절 때나 휴가 시즌이 되면 반려동물을 돌봐줄 친구나 이웃, 펫시터 찾기가 중요한 일거리 중 하나다. 동행하는 가정도 많지만 이동(차량) 스트레스에 취약한 경우엔 이마저도 쉽지 않다. 결국 반려동물을 전문적으로 돌보는 펫시터와 계약하거나 전용호텔에 맡길 수 밖에 없다.

대전에 거주하는 김훈만(39)씨도 이번 추석 연휴 고향에 다녀올 예정이다. 하지만 집에 있는 반려묘가 걱정이다. 지난 봄 펫시터와 계약하고 여행을 다녀왔는데 낯을 가리는 습성 때문에 먹지도 않고 아프기까지 해 한동안 애를 먹었다. 이번엔 반려동물 전용호텔에 맡길까 했지만 비용 부담이 커 친척 동생에게 맡기기로 했다. 

함께 있을 땐 귀엽고 한없이 사랑스러운 존재가 반려동물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돌보고 관리해야 하는 것 때문에 잠시 집을 비우거나 돌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 어려움을 겪는 펫가정이 많다.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지난 밤(22일) 서울 중구 D애견호텔 사이트를 검색해봤다. 1박 가격은 소형견(5kg 미만) 기준 평균 4만5000~6만5000원이다. 강남 소재 P애견호텔은 산책, 목욕 포함 1박에 5만원 선으로 안내돼 있다. 해당 가격은 비시즌 기준이라 명절 등 성수기에는 최소 10~30%는 더 비싸다고 봐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돌봄비용도 만만찮다. ‘W팻시터 어플’을 검색한 결과, 밥 주고 화장실 치워주는 것을 기본으로 30분에 1만원 안팎, 2시간에 4만원 안팎의 비용이 지불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호텔에 맡기는 것보다 (집으로 와서 돌보는 관계로) 안전하고 저렴하다는 평도 올라와 있다.

하지만 이같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반려동물을 전용호텔에 맡기거나 펫시터와 계약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전용호텔과 전문적인 펫시터도 늘어나고 있다. “건강한 아이 하나 키우기보다 돈과 정성이 더 든다”는 펫가정의 얘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서울 강남구 한 애견호텔에서 관리자들이 호텔에 맡겨진 반려견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한 애견호텔에서 관리자들이 호텔에 맡겨진 반려견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펫가정은 지난해 기준 600만 가구(농림축산식품부 통계)를 넘겼다. 반려동물 수는 799만 마리로 추정하고 있다. 예방접종, 진료비, 사료, 액세서리 등 비용도 상당하다. 정부가 반려동물 진료비에서 부가세를 면제해주는 등 지원책을 내놨지만 펫가정에서는 여전히 부담이다.

이를 반영하듯 펫보험 시장이 커지고 있다. 현재 보험사 11개사에서 펫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 계약 건수는 8만7911건이다. 작년(7만1896건)에 비해 22.3% 증가했다.

반려동물 개체 수(799만 마리) 대비 약 1.1%에 해당하는 보험 가입률이다. 하지만 펫보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은 2020년 기준 0.4%에서 작년 0.9% 수준으로 늘었으며, 올해 1%를 넘겼다. 특히 (동물)병원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펫보험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반려동물이 늘어나고 병원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펫보험 시장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화재가 출시한 펫보험 상품. [삼성화재 제공=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펫보험 원수보험료(元受保險料)는 210억원이다. 2021년(213억원) 전체 원수보험료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원수보험료 288억원을 어렵지 않게 넘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려동물은 말 그대로 일상을 함께 지내는 동반자다. 하지만 집을 장기간 비워야할 때 누군가에게 맡기는 비용이 일정 비율의 생활비를 넘어갈 경우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펫가정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고민임에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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