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국계 1위 은행 경험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 박차
차기 거점으로 ‘K-방산’ 폴란드, ‘네옴시티’ 중동 지역 지목
내년 중 우리카드(베트남·캄보디아), 우리캐피탈(인도)도 해외 진출 예정

우리은행은 25일 본점에서 글로벌 전략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도네시아에서 한국계 1위 은행으로 성장한 우리소다라은행 사례와 폴란드·중동 지역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김민수 기자]
우리은행은 25일 본점에서 글로벌 전략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도네시아에서 한국계 1위 은행으로 성장한 우리소다라은행 사례와 폴란드·중동 지역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김민수 기자]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우리금융그룹 내 맏형인 우리은행이 55년 해외진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 영토 확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을 25%까지 늘려 아시아 ‘넘버1’(No.1)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우리카드·우리캐피탈·우리벤처파트너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동반 추진된다.

25일 우리은행은 글로벌 전략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도네시아에서 한국계 1위 은행으로 성장한 우리소다라은행 사례와 폴란드·중동 지역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행장은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 25%를 달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동남아 3대 법인에 내년 상반기 중 5억 달러를 증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부행장은 “방산 수출의 유럽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폴란드에 내년 중으로 지점을 개설해 ‘K-방산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며 “초대형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중동 지역도 우리의 대상 국가”라고 전했다.

◇ 전 세계 24개국에 글로벌 영업망 466개 구축…국내 은행 중 최다

지난 1968년 시중은행 최초로 일본 동경 지점을 개설한 우리은행은 올해로 해외진출 55년째를 맞았다.

2023년 9월 말 기준 전 세계 24개국에 466개 글로벌 영업망을 구축한 상태로 국내은행 중 가장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글로벌 부문은 2022년 말 총자산 348억 달러, 당기순이익 3억 4000만 달러를 시현했는데 앞으로 해당 분야의 수익률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윤 부행장은 “우리은행의 글로벌 성장 전략 핵심은 자체성장과 M&A로 압축될 수 있다”며 “현지 사정에 맞게 자체적인 성장 전략을 추구하거나, 진출 후 현지 금융회사를 합병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단계별 해외시장 공략은 ▲1단계 소규모 법인 인수 등 소액투자로 신규 진출 ▲2단계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경험 축적·M&A를 통한 성장 발판 구축 ▲3단계 현지 리딩뱅크 대열 진입으로 이뤄져있다.

윤 부행장에 따르면 이러한 성장전략이 적중한 대표적인 지역이 바로 동남아 시장이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당기순이익 성장률 32%를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전체 순이익 중 3대 법인 비중은 2019년 35%에서 2022년 43%까지 끌어올렸다.

윤 부행장은 “동남아를 제2의 홈그라운드로 발판 삼아 2030년까지 은행 전체 손익 중 글로벌 비중을 25%로 설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남아 3대 법인의 빠른 성장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해당 법인에 대한 증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증자 규모는 법인별 1~2억 달러씩 총 5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소개했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은행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민수 기자]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은행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민수 기자]

◇ 중형은행으로 성장한 우리소다라은행…고객 93만명 확보

이날 윤 부행장은 ‘우리은행 글로벌 2nd Home’ 성공 사례로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을 꼽았다.

1992년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기업금융 위주로 영업을 해오던 우리은행 법인은 2014년 현지 리테일 전문은행 소다라은행을 합병해 우리소다라은행으로 재출범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현지화를 추진하면서 합병 당시와 비교했을 때 현재 자산은 2배, 순이익은 4배 수준까지 증가한 상태다. 최근 수마트라섬에 160번째 지점(페칸바루지점)도 개설했다.

그 결과, 이달 기준 임직원 1660명(본국 직원 9명, 현지 직원 1651명), 고객 수 93만명을 보유한 한국계 1위, 전체 20위권 중형은행으로 성장했다.

윤 부행장은 “기업금융으로 기반을 갖춘 이후 현지 리테일 은행을 인수해 현지화·대형화를 추진한 전략이 통했다”며 “우리소다라은행은 기업여신 비중이 50%가 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자산 건전성·유동성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기업과 한국계 기업의 자산비중도 50:50으로 균형을 맞춘 점도 특징”이라며 “2대 주주인 메드코그룹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메드코그룹은 소다라은행의 이전 주인으로 2022년 기준 총자산 69억 달러, 매출액 23억 달러, 임직원 약 8000명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재계 10위 에너지 주력 기업이다.

◇ “동남아 성공 노하우로 폴란드·중동 공략 나설 것”

우리소다라은행처럼 현재 안정적으로 동남아 3대 법인을 운영 중인 우리은행이 지목한 차기 거점 국가는 폴란드와 중동 지역이다.

먼저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1월 폴란드 남서부 공업도시 카토비체에 사무실을 개설했다.

윤 부행장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가 아닌 ‘카토비체’를 선택한 이유는 이곳에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기업 현지법인이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토비체가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독일, 우크라이나 등과 인접한 산업 중심지라는 점도 사무실 개설에 영향을 끼쳤다.

윤 부행장은 “최근 폴란드를 둘러싼 안보 현안, 우크라이나 재건 등으로 폴란드의 지정학적 위치가 주목되고 있다”며 “한국기업의 폴란드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폴란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국빈 방문한 이후 K-9자주초, K-2전차, 천무다연장로켓 등 최대 30조원으로 추산되는 무기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K-방산’의 전초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폴란드사무소를 폴란드지점으로 승격시켜 한국기업의 무기수출 확대에 따른 현지 금융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폴란드사무소가 지점으로 승격되면 우리은행은 폴란드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등급과 연신한도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어 한국기업에게 원활한 금융 지원이 가능해진다.

폴란드와 더불어 우리은행은 서울시 크기의 43배, 사업 규모만 전체 5000억 달러(한화 약 671조원)에 이르는 ‘네온시티’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중동 지역 공략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우리은행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붐이 한창이던 1983년 바레인 지점을 설립한 바 있고, 2014년에는 중동 금융허브로 부상한 UAE(아랍에미레이트연합)에 두바이지점을 만들었다.

윤 부행장은 “우리금융 VC 자회사인 우리벤처파트너스도 중동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며 “우리금융그룹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 금융시장에서 은행, 벤처파트너스의 두 날개로 높이 비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25일 본점에서 글로벌 전략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도네시아에서 한국계 1위 은행으로 성장한 우리소다라은행 사례와 폴란드·중동 지역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김민수 기자]
우리은행은 25일 본점에서 글로벌 전략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도네시아에서 한국계 1위 은행으로 성장한 우리소다라은행 사례와 폴란드·중동 지역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김민수 기자]

◇ ‘맏형’ 우리은행 경험 바탕으로 카드·캐피탈도 현지 시장 공략 추진

이날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의 해외 진출 전략도 소개했다.

우리은행이 이미 진출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남아 시장을 주요 대상 국가로 삼아 현지인들의 재산 1호인 자동차 대출을 주력 상품으로 현지 소형 금융사를 설립 또는 인수해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카드는 2016년 미얀마 소액대출 전문금융사를 설립했고, 2022년 인도네시아 자동차할부 금융 전문 금융사를 인수해 시장에 안착했다. 

여기에 추가로 내년 중 우리카드는 베트남·캄보디아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또 우리캐피탈의 해외진출 1호 국가는 인도가 유력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인도 델리, 첸나이, 뭄바이 등 주요 거점에 점포 3개를 운영하고 있다.

윤 부행장은 “인도 현지에서의 은행 진출 경험과 고객 기반을 활용해 우리캐피탈이 초기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4억 인구에 자동차 보급률 8.5%(2022년 말 기준)을 가진 인도의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의 잠재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며 “우리캐피탈은 내년 하반기 인도 내 유렵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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