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DMZ 내 군초소 재건 등 무력 행동 시위
북한도발 억제와 유사시 확실하게 응징하겠다는 의지 보여야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 아부다비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부대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 아부다비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부대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 】 나라 전체가 뒤숭숭하다. 한반도에도 먹구름이 일고 있다.대통령이 최전선에 서고 재계 총수와 저명인사들이 총출동했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가 참담히 실패했다. 확장 핵 억지력 확보,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의 ‘한반도 자유·평화·통일’ 합의 등 대통령과 정부가 일구고 거두었던 외교안보적 성과가 묻히고 있다.

주어졌던 장밋빛 기대로 인해 비난은 야당은 물론이고 국민 사이에도 일고 있다. 대통령 책임론도 불거졌다. 미·일을 포함해 NATO, 유엔총회, APEC 등에서의 양자·다자 정상회담, 국빈 방문으로 쉴 틈 없이 전개되었던 대통령의 해외 활동에 울리던 박수에 ‘또 나가냐’는 목소리가 덮이고 있다.

김건희 여사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꼭 부부 동반이어야 하나에서부터 순방 시 활동에 대한 시비에 더해, 최근 불거진 정제되지 않은 국내적 처신으로 대통령·정부 지지 여론에 되레 부담이 되고 있다. 전임 정부와 비교할 바 없이 낫다거나, 정치적 사시(斜視)로 현미경으로 확대한 비난을 위한 비난이란 대응이 먹히지 않는 녹록찮은 분위기다.

여기에 남북 긴장 고조와 북한 도발 그림자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지난해 연초부터 시작된 김정은의 도발은 11월 2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로 정점을 이루었다. 우리 대응을 빌미로 북한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하고 DMZ 내 군초소 재건으로 무력 행동을 시위하고 있다.

김정은이 포문을 열 가능성도 배제될 수 없다.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어선의 비의도적 월경, 혹은 NLL 이남의 정상적인 군 활동 등 무엇이건 트집 잡아 윤 정부에 본때를 보이고자 할 김정은이 눈에 선하다.

유혈 충돌이 일어나면 야당은 한반도 평화 파괴의 책임을 윤 정부에게 돌리고, ‘윤석열 탄핵’ 소리와 기치로 광장을 메울 것이다. 김정은은 안락의자에 몸을 묻고, 한 손에는 담배를 꼬나쥐고 다른 손으론 남쪽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계산서를 어떻게 청구할 지 즐거운 고민에 빠질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다시 뛰어야 한다. 국가지도자, 군통수권자의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에 다가가야 한다. 무엇보다 작금의 한반도 상황에서 대통령은 몸과 마음을 다해 한반도 안정에 몰두해야 한다. 북한 도발을 억제하고, 유사시 확실하게 응징하는 일 외에 다급한 현안이 어디 있겠는가.

이를 위해 이번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해의 백령도에서부터 동해의 명파리까지, DMZ 남방한계선 전역에 걸쳐 주요 접경 군부대, 통일전망대들을 직접 방문해 안보 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과 교감하면서 사기를 높이고 위문할 것을 제안한다. 어느 한 곳을 보여주기식으로 찾는 것이 아니다. 헬기로 함정으로 차량으로 걸어서 접경지역 전체를 종주하는 것이다.

12월 추운 겨울이지만, 전방 철책지역은 그야말로 살을 에는 추위가 강풍·폭설과 뭉쳐져 참으로 힘든 곳이다. 이곳을 대통령 내외가 찾아 사병들의 내무반을 살피고 함께 어울리며 그들의 희망과 애로사항을 경청하면서 온기를 나눈다면 그것이 우리 군의 사기에 국민의 안보 우려감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서 명령을 내리는 자와 동시에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여사는 장병들이 그토록 그리워할 모든 어머니와 누나의 모습으로 그들을 보듬어야 한다. 장병들과 같은 옷 같은 음식으로 함께하고 철책을 함께 걷는 그것이 2023년 12월 현 준엄한 한반도 상황에서 보여줘야 할 국가지도자상이라 믿는다.

역대 어떤 대통령도 한 적이 없는, 해상과 육상의 경기도·강원도 ‘접경지역 군부대 종주 장병과의 만남’에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어느 국정이나 해외 방문보다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다만 대통령 내외의 접경지역 종주 방문을 공식화해 김정은과 인민군은 물론이고 북한 주민, 전 세계가 모두 다 알도록 공개리에 진행해야 한다. 우리 땅과 국민을 도둑처럼 비밀리에 찾을 이유가 없다.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

한반도 대치 현실과 상호 간 불신을 고려하면 그러할 때 대통령 내외에 대한 안전이 더 보장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사태를 막을 수 있다. 물론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군이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2년을 점검·평가하고 2024년 대한민국을 국내적으로, 남북관계에서, 대외적으로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소신 있게 밝힐 신년사를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여사와 함께 최전방 방문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의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다가가는데 정성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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