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소 기업 15곳 내년 94만4000톤 이상 수출 안 하기로
중국 농업용 비료 최우선 공급...2년 만에 ‘요소수 대란’ 우려

최근 중국 세관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한 가운데 4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주유소에 사용 후 비어있는 요소수 통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중국 세관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한 가운데 4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주유소에 사용 후 비어있는 요소수 통이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중국 세관의 힌국행 요소 수출 통관 보류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중국 비료업계가 내년 해외 수출 총량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요소수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전순기 뉴스퀘스트 베이징 통신원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요소 비축·무역기업 15곳이 2024년 수출 총량 94만4000톤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하는 ‘요소 수출 자율 협의’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중국 화학비료 업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올해 1∼10월 전체 중국 기업의 요소 수출량은 339만톤이었다.

한국은 산업용 요소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의 농업용 비료 수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공급 정책을 짜는 등 수출 통제가 지속될 경우 2년 만에 다시 ‘요소수 대란’을 겪게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중국 기업의 ‘요소 수출 자율 협의’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의 요소 수출은 내년 1분기까지 막히게 된다. 수출이 재개돼도 수출 물량은 대폭 줄어든다. 우리 업계에 상당한 타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지난달 30일 돌연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에 수출하려는 산업용 요소 수출을 보류했다. 우리 외교당국은 중국 당국이 국내 요소 수급을 우선 해결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통관 보류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향후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 경제매체 신화재경은 지난달 17일 중국질소비료협회의 ‘가스 질소비료 기업 천연가스 수급 매칭 회의’에서 식량 안보와 내년 봄 경작을 위한 비료 비축이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은 “비료시장의 공급 보장과 가격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며 “비료 생산 확대, 국내 시장 가격 인하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 당국이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인근 도로변에서 대형화물차 운전기사가 요소수를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인근 도로변에서 대형화물차 운전기사가 요소수를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중국 당국은 “요소 수출 중단 문제가 중국 내 요소 수급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중 간 원활한 공급망 협력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우리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우리 측이 제기한 요소 통관 애로 문제와 관련해서도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하반기 중국 정부의 요소 수출 금지로 차량용 요소수 품귀 현상을 빚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업계에서는 이번 중국 당국의 통관 보류 조치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10월 기준 산업용 요소의 91.8%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