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물 처리 기술에 매료
한국과 합작기업 설립도 적극 지원키로

중국 환경보호산업계의 수장인 궈청잔 환경보호산업협회 회장. 군인 출신으로향후 당국의 환경 정책 분야 기관의 수장 자리에 앉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사진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중국 환경보호산업계의 수장인 궈청잔 환경보호산업협회 회장. 군인 출신으로향후 당국의 환경 정책 분야 기관의 수장 자리에 앉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사진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의 환경 상태는 극단적으로 말해 끔찍한 수준이라고 단언해도 과하지 않다. 흔히 스모그로 불리는 우마이( 霧霾) 발생이 일부 지역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 중국 대륙의 일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 우선 봐도 그렇다. 여기에 전국 농지와 수원지의 절반 정도가 상당 부분 오염됐다는 당국의 공식 통계까지 더할 경우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중국은 이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어떻게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도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2035년을 전후해 미국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G1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가 구두선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이런 행보는 필연적이라고도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1984년 발족시킨 환경보호산업협회(이하 협회)의 위상과 권한을 최근 더욱 강화시킨 조치를 꼽을 수 있다. 진짜 환경 선진국이 되겠다는 의지가 잔뜩 묻어난다고 봐야 한다.

거의 부장급(장관급) 부처에 비견될 정도로 위상이 강화된 이 협회의 수장은 궈청잔(郭承站. 63) 회장으로 현재 부장 대우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소 한직으로 비치는 직위에 비할 경우 그야말로 막강한 파워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협회를 무난하게 잘 이끌 경우에는 다소 많은 나이이기는 하나 향후 당정의 환경 부처 책임자로 발탁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보호산업 분야의 기업이나 단체들에게는 완전히 국가적 영도자급이라고 해도 좋을 궈 회장은 장쑤(江蘇)성 난퉁(南通)시 출신으로 군인으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79년 18세의 나이에 인민해방군에 입대, 1992년까지는 산둥(山東)성 일대의 방어를 책임지는 제난(濟南)군구에서 복무했다. 이 기간 탱크중대 부중대장을 거쳐 대대장까지 지냈다. 비교적 빠른 승진을 했다고 볼 수 있다. 1999년에는 연대장급의 보직을 받아 장군 승진을 눈앞에 두는 듯도 했다.

그가 최근 한국의 모 언론사 특파원과 만난 자리에서 “그때 내 나이 겨우 38세였다. 장군은 완전히 따놓은 당상 같았다. 별을 달고 진짜 출세한 모습을 그리는 것이 일상이었을 정도였다. 동기들이나 선배들보다 승진이 훨씬 빨랐으니 그렇게 생각할 만도 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한 것은 이로 보면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10년 정도 근무를 더 하면 달 것 같았던 별을 끝내 달지 못했다. 대신 군에서는 드문 보직인 환경보호 분야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닦았다. 이어 대교(대령) 계급장을 단 채로 국방대학 교무부 부부장을 지내다 군복을 벗었다. 평생을 군문에서 보낸 그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장군 진급을 목전에 두고도 35년여 만에 완전히 군인 신분에서 벗어난 그는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자신이 군에서 갈고 닦은 환경보호 분야의 전문성을 발휘하겠다는 결심도 더욱 굳게 다졌다. 결국 2012년 3월 환경보호부 핵시설안전감독관리사(국) 부사장(부국장)으로 옮겨가서는 능력을 인정받아 바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2022년 군과 정부에서 익힌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회 회장 자리에 오른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니었나 보인다.

그는 주변으로부터 협회를 이끌 만한 장점을 상당히 많이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전문성이 뛰어나다. 하기야 환경보호 분야에서 거의 30여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일해 왔으니 그렇지 않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특히 핵발전 분야와 관련한 전문성은 중국에서 단연 최고라는 평가까지 듣고 있다.

군인 출신답게 추진력도 뛰어나다고 봐야 한다. 회장 취임 이후 방만했던 조직 및 인력을 개편해 경쟁력을 대폭 강화시키는 등의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은 바로 이런 장점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약점도 있다고 해야 한다. 협회 같은 대형 조직을 운용해본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가면서 자연스럽게 경험이 쌓일 경우 조만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이끄는 협회는 중국 환경 당국에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단체로 전국적 명성을 자랑한다. 조직만 봐도 산하에 수천여 개의 지부를 둘 정도에 이르고 있다. 가입 기업 및 단체 역시 수십만 여 개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로부터 받는 상당액의 보조금, 가입 기업 및 단체들이 납부하는 회비 등으로 조성된 자산 역시 엄청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고 해야 한다.

최소한 1000억 위안(元. 18조6000억 원) 전후로 알려지고 있다. 이 자산에서 확보된 예산도 간단치 않다. 한 해에 무려 100억 위안 이상 쓴다는 것이 그와 20여 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중궈자오퉁바오(中國交通報) 지리리(吉麗麗) 기자의 전언이다.

환경보호산업 관련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전국적 규모의 전람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도 활발하게 열고 있다. 최근에는 전람회를 국제 행사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도 적극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그가 최근 한국 모 기업의 음식물처리 기술에 매료돼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도록 권고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지리리 기자의 설명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중국에서는 매일 음식물 쓰레기가 엄청나게 나오고 있다. 인구가 비교조차 되지 않는 한국은 상상하기 어려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처리한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무지하게 어려운 국가적 대사라고 해도 괜찮다. 이런 현실에서 미생물을 활용, 음식물 쓰레기를 가정에서 완벽하게 분해한다는 것은 눈이 번쩍 뜨일 개념의 기술이라고 해야 한다. 중국이 무조건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궈 회장은 이를 위해 벌써 한국 해당 기업의 중국 책임자를 몇 차례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 기업들과의 합작도 적극 지원할 예정으로 있다.”

현재 궈 회장은 4월로 예정된 행사의 준비에 여념이 없다. ‘위드 코로나’ 이후 제대로 된 행사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외 홍보에도 바쁘다. 그가 최근 의외로 각광받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가 중국의 환경보호산업의 수장을 넘어 정부 당국의 환경 정책 책임자로 갑자기 거론되는 것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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