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24일 주요 증권사 CEO들과 간담회 개최
시장 불안 요인으로 손꼽히는 부동산 PF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 촉구
과도한 성과 위주 영업행위 질타…불법행위 적발될 경우 엄벌 조치 강조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의 부동산 중심 영업행위를 꼬집으며 불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과도한 성과 위주 내부 정책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실패 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24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증권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각종 PF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등 유관기관과 DB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JP모건, 대신증권, 모건스탠리,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한국투자증권(가나다 순) 등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간담회에서 “일부 회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금융시장 전체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게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금융사나 건설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감내하고, 부동산 PF 부실 문제와 관련해 기존에 말한 것보다 훨씬 엄청나게 강도 높게 정리를 진행하겠다”며 “새살이 돋으려면 굳은살을 벗겨내야 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 현행 5~10% 수준인 PF 시행사의 총사업자금 대비 자기자본비율 상향 조정과 관련해 “100%에 가까울 정도로 자기 책임이 될 수 있는 상태에서 부동산 개발 시행을 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이복현 원장은 증권사들이 PF 등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각종 조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발견됐다”며 “금융투자업계에 만연한 성과 만능주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은 물론이고, 획득한 수익 이상 금전 제재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 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 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지원 강화 등 세제 개편 내용을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소액주주 권익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지배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방지를 위한 자사주 제도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해가겠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가 자사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소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기업과 국민자산형성 지원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는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로 성장해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여전히 위택매매·부동산 중심의 영업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기능은 미흡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의 금융사고 방지노력이 내부규정·전산시스템과 같은 하드웨어에 치중하고, 임직원의 관행 혁신이 수반된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노력에는 이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 발생한 불공정 거래 행위와 임직원의 사익추구 등 불법 일탈행위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내 자본시장 현실과 수요에 부합하는 내부 통제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불법 공매도에 대해 시장의 최일선에서 관련 징후를 빠르고 정확히 포착하고, 유관기관의 불공정거래 관리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해 발생한 ‘라덕연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감시체계 고도화방안을 마련했고, 감시 인력·조직도를 대폭 확대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 해소 차원에서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가총액별, 업종별 주요 투자지표 비교 공시와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제고 노력 우수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 개발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증권사들은 시장의 최전선에서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 고도화 ▲내부통제 강화 ▲상품 판매 관련 심의·사후관리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