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경제력을 자랑하는 광둥성의 선전(深圳)경제특구 전경. 광둥성의 경제력을 외관으로도 잘 표현해주는 듯하다.[사진-=베이징칭녠바오]
중국 최고 경제력을 자랑하는 광둥성의 선전(深圳)경제특구 전경. 광둥성의 경제력을 외관으로도 잘 표현해주는 듯하다.[사진-=베이징칭녠바오]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축구를 비롯한 극히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세계 최대, 최고가 될 운명을 타고 났다고 할 수 있다. 이건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이 훨씬 더 많다. 중국인들은 이 운명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실제로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전국 각지의 각종 매체들에 ‘중국의 세계 최대인 것 몇 가지!’ 등등의 재미있는 기사들이 잊힐 만하면 실리는 사실만 봐도 좋다.

경제를 살펴봐도 중국인들은 세계 최대, 최고가 될 운명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전국 31개 성시(省市) 및 자치구들 중에서 지난해 한국의 GDP(국민총생산)보다 높은 GRDP(지역내 총생산)를 기록한 성(省)이 무려 2개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으니 이렇게 단언해도 좋다. 더구나 앞으로 몇 개 더 탄생할 가능성도 전혀 없지도 않다. 한국이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지난해 GDP는 전년에 비해 5.2% 불어난 126조582억 위안(元. 17조6300억 달러)인 것으로 추산됐다. 비견 대상이 없는 압도적 천조국인 미국에는 많이 못 미쳤다. 그러나 부동의 글로벌 2위 국가의 위상에 걸맞은 성적은 올렸다고 할 만하다. 각각 3위와 4위인 독일, 일본보다 거의 4배 가까이 높았다. 앞으로는 더욱 차이를 벌릴 가능성이 높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31개 성시 및 자치구들의 상당수도 경제 성적표가 좋았다. 단연 주목되는 곳으로는 역시 그 자체만으로도 멕시코 정도의 대국이라고 할 광둥(廣東)성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지난해 13조5673억 위안의 GRDP를 기록했다. 달러로 환산할 경우 1조8975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한국보다 다소 높다. 성 인구가 1억2500만 명이라는 사실을 감안해도 대단한 실적을 올렸다고 봐야 한다.

광둥, 저장(浙江)성 등처럼 전통적으로 경제가 강력한 장쑤(江蘇)성 역시 간단치 않다. 광둥성에 약간 못 미친 12조8200억 위안을 기록했다. 1조7930억 달러라는 계산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역시 한국보다 약간 높다. 지난해 광둥성과 함께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포함될 수준의 기염을 토했다고 봐야 한다. 한국이 분발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두 성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지 않나 보인다. 여기에 저장, 산둥(山東)성 등까지 부지런히 광둥, 장쑤성을 추격하는 현실까지 더할 경우 한국의 분발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해야 한다.

이외에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上海)시의 GRDP는 4조7200억 위안으로 추정됐다. 또 베이징은 4조3760억 위안의 GRDP를 기록했다. 달러로는 각각 6600억 달러, 6120억 달러였다. 오스트리아 같은 웬만한 유럽의 강소국들을 압도하는 규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중국 경제의 갈 길은 아직 멀다고 해야 한다. 간쑤(甘肅), 윈난(雲南), 칭하이(靑海)성, 닝샤(寧夏)회족자치구,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 경제가 낙후한 지역들의 상황이 그야말로 형편이 없다면 확실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윈난성의 경우 주민들이 인접국인 캄보디아나 라오스 국민들보다 경제적으로 많이 풍족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는 향후 10 수년이 지나도 중국의 평균 수준에 올라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규모의 경제가 아닌 곳곳의 질적인 성장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가 될 것 같다. 당연히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중국 경제 당국이 지난해 5.0% 전후의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괜찮은 성적을 올렸음에도 속으로만 웃는 것은 이 때문일 수도 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